[정책발언대] ‘할랄 한우’ 시대

입력 2025-12-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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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우의 아랍에미리트(UAE) 첫 수출 소식을 전하는 기사와 함께, 흰 배경에서 양복과 빨간 넥타이를 갖춰 입은 중년 남성의 프로필 사진이 제공되고 있다.
▲2024년 한우의 아랍에미리트(UAE) 첫 수출 소식을 전하는 기사와 함께, 흰 배경에서 양복과 빨간 넥타이를 갖춰 입은 중년 남성의 프로필 사진이 제공되고 있다.

중동은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세 대륙과 손을 맞잡고 있다. 그래서 ‘대륙의 교차로’라고 불린다. 중동에서도 아랍에미리트(UAE)는 글로벌 비즈니스와 물류, 관광산업의 허브다. 이곳 UAE로 올해 대한민국의 한우가 처음으로 수출됐다. 중동 권역 최초로 한우가 수출된 쾌거다. ‘할랄 한우’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할랄 한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농식품부와 aT를 중심으로 생산자와 도축장, 수출업체, 현지 재외공관이 함께 힘을 모아 신시장 진출에 총력을 다한 결과다. 공사는 지난 2022년부터 UAE 현지 수요조사를 비롯해 국내 기업의 UAE 할랄 도축장 인증까지 중동 시장 한우 수출을 지원해왔다. aT 두바이지사에는 중동 지역 K-푸드 영토 확장을 위한 ‘민관 협업센터’를 설립하고, 수출기업에 공유오피스와 현지 네트워크, 마케팅 지원을 이어 나가고 있다. 중동 지역의 K-푸드 전진기지인 셈이다.

6월 아부다비에서 열린 ‘할랄 한우 런칭 행사’는 K-한우의 훌륭한 데뷔 무대였다. 필자가 직접 경험한 현장 분위기도 매우 뜨거웠다. 행사에 참가한 UAE 정부·바이어·언론인들은 한우의 맛에 감탄을 쏟아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최현석 셰프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더해져 한우의 전통과 현대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할랄 한우’ 수출은 시장과 품목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하나는 글로벌 3대 신시장인 중동 지역으로 수출했다는 점이다. 중동에서도 UAE는 중동의 경제·물류·외교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교로, 중동 지역의 할랄 산업을 이끌고 있는 선도국이다. 이러한 UAE로 ‘할랄 인증’을 받은 한우가 진출했다는 것은 단순히 한우 수출 국가 한 곳이 늘어난 차원이 아니다. 이슬람권 전체로 한우 수출이 확대될 수 있는 포문을 열었다는 상징성이 크다.

또 하나는 ‘한우’라는 품목의 특수성이다. 한우는 5000년 한민족의 역사와 전통이 담긴 K-푸드다. 예로부터 농촌에서 한우는 재산 목록 1호로 선조들의 든든한 살림 밑천이었다. 특별한 날에는 한우를 함께 구워 먹고 귀한 손님에게 한우를 선물하는 문화에는 한국인의 정서도 담겨 있다. 이러한 한우가 해외로 나가는 것은 단순히 K-푸드 상품 하나가 수출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전통, 문화, 정서가 그 나라로 함께 스며드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의 식품 영토가 확장되는 차원이다.

K-푸드의 시대다. 올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11월 기준 123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 달성이 유력하다. 전 세계가 K-팝과 K-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는 지금, 한우는 김치와 함께 한국인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또 다른 대표 K-푸드가 될 수 있다. 고품질 상품과 민·관의 신시장 개척, 그리고 한류라는 문화적 요소를 접목시킨다면 불가능한 미래가 아니다.

한우의 다음 목표는 인구 2억8000만 명, 세계 4위의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 할랄 시장이다. UAE 할랄 한우로 쌓은 수출 경험은 새로운 시장을 여는 자산이 될 것이다. K-푸드는 현재 UN 가입국 193개보다 많은 208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고 있는 K-푸드야말로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할 신성장동력이다.

다가오는 2026년은 붉은 말의 해, 병오년(丙午年)이다. 반도체 수출이 그동안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었다면, 또 하나의 원동력은 바로 K-푸드다. 활력과 도전을 상징하는 붉은 말처럼, 내년에도 K-푸드가 수출 쌍두마차로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할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을 비롯한 국민 모두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농어민의 손을 거쳐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K-푸드로 대한민국 식품 영토를 확장해야 한다. 5200만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어촌·농어민(축산)이 잘 살아야 대한민국은 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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