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이봇' 화력발전소 등 극한 현장 투입
모바일 매니퓰레이션 매출 '세계 1위'
'하나의 두뇌, 다중 형태' 전략의 진화
'덱스포스' 가상ㆍ실제 전환 기술 독보적
물체 인식 '지능형 눈'ㆍ34개 관절 로봇
인간수준 유연성 목표 상업서비스 확장

중국 선전에서 마주한 ‘인공지능(AI) 로봇 굴기’의 본질은 단순한 물량 공세가 아닌 섬뜩한 ‘지능의 내재화’였다. 자체 개발 AI 모델을 산업 현장에 즉각 이식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이들의 속도전은 거침이 없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수직 계열화한 ‘엠바디드 AI(Embodied AI)’ 기업만이 피지컬 시대(Physical AI)를 제패할 것이라는 경고등이 현장에서 울리고 있다.
지난 연말 본지가 찾은 중국 선전의 로봇 생태계는 이미 글로벌 거물들을 매료시키고 있었다. 유아이봇(YOUIBOT)은 창업 8년 만에 모바일 매니퓰레이션 분야 세계 매출 1위를 거머쥐며 포춘 500대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이었다. 덱스포스(DEXFORCE)는 독보적인 가상-실제 전환(Sim2Real) 기술로 삼성, 화웨이, 토요타 등 글로벌 제조 거강들과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들은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닌, 글로벌 로봇 표준을 설계하는 주역이었다.
선전에서 확인한 중국 AI 로봇 산업은 기술과 제품, 실제 현장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성장 플라이휠’ 그 자체였다. 유아이봇은 연구실 대신 반도체 클린룸과 화력 발전소라는 ‘극한의 현장’을 택했다. 유아이봇의 자오완치우(赵万秋ㆍMike Zhao) 공동창업자 겸 제품총괄자는 “우리는 공장에서 고객과 함께 살며 제품을 테스트한다”고 강조했다. 이론적인 연구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 클린룸 화력 발전소 등 극도로 까다로운 현장에 로봇을 즉각 투입해 데이터를 얻고, 이를 다시 기술에 반영하는 것이다.
덱스포스의 돤차오(Duan Chao) 마케팅 담당은 ‘합성 데이터를 활용한 훈련’을 강조했다. 실제 로봇을 수천 시간 움직이지 않아도 가상 공간(DexVerse)에서 수만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게 함으로써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학습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중국 로봇 굴기의 심장에는 자체 개발 AI라는 ‘독자적 두뇌’가 있었다. 유아이봇이 내세운 ‘하나의 두뇌, 다중 형태’ 전략은 단일 로봇의 지능을 넘어 수백 대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집단 지능’으로 진화했다. 0.1g의 진동조차 허용치 않는 반도체 공정의 정밀 이동은 바로 이 거대한 집단 지능이 일궈낸 기술적 승리다.
덱스포스(DEXFORCE)는 로봇의 ‘지능형 눈과 손’에 집중한다. 이들의 ‘덱스센스(DexSense)’와 ‘(덱스브레인)DexBrain’은 비구조화된 복잡한 환경에서 물체를 인식하고, 로봇이 스스로 명령 코드를 자동 생성하게 한다. 특히 34개의 관절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 ‘W1’은 인간 수준의 유연성을 목표로 상업 서비스 분야까지 확장하고 있다.
중국 로봇의 진화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치우 공동창업자 겸 제품총괄자는 “뇌와 손발을 갖춘 현재의 로봇에 눈과 귀, 코의 감각까지 이식하겠다”는 ‘무한 확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인간의 오감을 장착한 로봇이 산업 현장의 풍경을 어디까지 바꿀지, 중국 로봇의 영토 확장은 거침이 없다.
한국의 피지컬 AI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빠른 산업 적용을 강조했다. 치우 공동창업자 겸 제품총괄자는 “한국의 임바디드 AI는 충분히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단순히 규모가 작아 (글로벌 시장에서)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임바디드 로봇이 대규모 산업 혁신을 선도하고 생산성 변혁을 주도할 것으로 본다. 임바디드 AI R&D와 산업 현장 적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덱스포스(DEXFORCE)의 돤차오 담당 또한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전통 기업에서 제조업 우세가 보인다”면서도 “실제로 임바디드 로봇이 투입돼서 활용하는 현장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미리 투입해서 점차 고도화해야 이미 발전된 임바디드 AI에 따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