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점수의 한계…‘언더라이팅 전환’ 요구 커진다 [리코드코리아-금융 대전환]

입력 2026-01-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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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 금융은 ‘금융 대전환’에 있어 또 하나의 큰 축이다. 성장과 효율에 집중해온 금융이 취약계층을 포괄하는 역할로 확장되면서 금융의 사회적 기능을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 설계 방식의 한계부터 극복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소득의 지속성과 현금흐름, 비금융정보 활용 등 차주의 실제 상환 능력을 다양하게 들여다보는 신용평가 구조가 필요다는 것이다.

1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해 11월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48.6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11월(943.3점)보다 5.3점, 지난해 1월(946.8점) 대비 1.8점 각각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인터넷은행의 평균 신용점수는 970.2점으로, 시중은행 평균(940점대 후반)을 크게 웃돌고 있다.

신용점수가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되는 가운데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와 맞물려 은행들의 대출 여력도 제한되면서 대출 심사는 한층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량 차주 위주의 대출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은 중·저신용자들이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금융 이력이 부족한 이른바 ‘씬 파일러(thin-filer)’ 차주들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신용점수 산정이 대출·카드 상환 이력 등 과거 금융거래 기록에 치중돼 있다 보니 사회 초년생이나 자영업자, 플랫폼 노동자처럼 금융 거래 기간이 짧거나 소득 구조가 불안정한 차주들은 실제 상환 능력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신용점수 상향 평준화로 점수 간 격차가 좁혀진 상황에서는 이러한 한계가 더욱 두드러진다는 지적이다.

신용점수 변별력이 약화하면서 차주의 소득과 현금흐름, 상환 이력을 보다 정밀하게 반영하는 ‘언더라이팅’ 중심의 대출 심사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용점수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방안으로 마이데이터 활용을 제시했다. 다만 마이데이터를 신용점수 평가 요소로 본격 활용하기에는 제도적·현실적 제약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마이데이터는 금융소비자가 주기적으로 정보제공에 동의한 경우에만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은행 등 대형 금융사 역시 고객의 금융자산과 거래 정보를 타 회사와 공유하는 데 소극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향후 신용점수평가에서 마이데이터 활용과 관련해 필요성, 범위, 비용의 분담 등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에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데이터 연계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신용평가의 신뢰를 유지하려면 기준과 적용 방식의 일관성이 중요하지만 현재 논의되는 비금융 데이터는 신뢰성과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소득을 정규화하더라도 기관·회사별 활용 방식이 달라질 경우 같은 차주라도 금융사마다 대출 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능력평가 강화가 오히려 금융시장 내 혼선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평가 모형을 구축하고 검증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 역시 부담이다. 특정 플랫폼 데이터는 해당 기업에는 활용도가 높을 수 있지만 사실상 독점적 데이터인 데다 외부 금융사가 이를 공유받기 어렵거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라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금융사가 활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리스크로 지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포용금융은 취약계층이 제도권에서 원활하게 지속적으로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는 구조적인 틀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 금융(신용평가) 관행이 그대로라면 포용의 외연 확대 역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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