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 쓰는 방식 '생산력 혁신’⋯기업ㆍ학교 하나의 'R&D 생태계' 구축 [리코드 코리아①]

입력 2026-01-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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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학모델 '텐하이천광' 가보니

AI 활용해 운영방식 바꾸고, 비용구조 재편
매년 2배 성장⋯소형공항 무인관제 확대 中
프로젝트 참여한 학생은 'AI 인재'로 성장가도

▲지난해 12월 10일 중국 심천 톈하이천광 본사에서 회사 관계자가 공항 무인 관제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 yeonjin@)
▲지난해 12월 10일 중국 심천 톈하이천광 본사에서 회사 관계자가 공항 무인 관제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연진 기자 yeonjin@)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산업 현장의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회사’

중국 선전의 AI 기업 ‘톈하이천광(天海宸光)’은 똑똑한 AI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의 혈관에 침투해 즉각적인 수익을 창출해 내는 교과서 같은 기업으로 불린다. 공항과 발전소, 국영기업 현장 등 거대 산업 현장을 직접 파고들어 비용 절감과 생산성이라는 ‘현실적 해답’을 찾아낸 것이다. 이는 이론을 넘어 실전에서 성장을 증명하는 중국식 AI 굴기의 현주소다.

2019년 설립된 톈하이천광은 중국이 장려하는 ‘산학협력 모델’의 선도 사례다. 전체 직원 중 연구개발(R&D) 인력이 70%가 넘는데 이중 100여 명은 회사 소속, 200여 명은 전자과학기술대학교(선전) 고등연구원 소속이다.

지난달 10일 중국 선전 텐하이천광 본사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다른 AI 기업들이 R&D 비용을 자체 부담하는 반면 톈하이천광은 학교의 연구 자원과 선전의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비용과 유연한 방식으로 연구개발을 꾸준히 진행할 수 있다”며 “기업과 학교가 합쳐져 하나의 ‘R&D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가 가능한 이유는 회사 공동설립자가 전자과기대 교수이기 때문이다. 단리신 전자과기대 고등연구원 인공지능·로봇혁신연구원 부원장이 이끄는 연구원 소속 학생들은 톈하이천광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산업 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AI 인재로 성장한다. 연구실과 산업 현장이 분리되지 않은 ‘산업 특화형 인재 육성 구조’가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셈이다.

톈하이천광은 산업 현장에서의 비용 절감 효과로 AI의 가치를 입증한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는 연구 성과 자체보다, 그것이 현장에서 얼마만큼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지를 본다”며 “설립 이후 매년 두 배 가까운 성장을 이어왔고, 지난해 매출은 1억 위안(210억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회사가 산업 현장에 적용한 AI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모두 기존 운영 방식을 바꾸고 비용 구조를 재편하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오지로 꼽히는 신장(新疆) 나라티 공항을 비롯해 구이양룽바오 국제공항, 루구후 공항 등에 적용된 지능형 원격 관제탑이 대표적이다. 톈하이천광은 카메라·레이더·AI를 연동한 원격 통합 관제 시스템을 개발해 원래 5~6명이 상주하던 관제 인력을 1명 수준으로 줄였다. AI는 10km 밖 항공기까지 자동 추적하고, 활주로 충돌 위험을 사전에 경고한다.

지능형 원격 관제탑 시스템은 회사가 창립된 이후 처음 맡은 프로젝트다. 이미 중국의 20여개 공항에 적용됐으며 내년에는 약 100개 공항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회사는 유럽의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Airbus)’와도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객실 분실물 관리, 승객 수 확인, 항공기 정비 자동화 등 지능형 객실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톈하이천광은 중국 정부기관을 위한 지능형 서비스 시스템도 개발했다. 정부 부처는 정해진 형식에 맞춰 많은 공지, 안내, 보고서, 홍보 자료 등을 작성해야 하는데 회사가 ‘온프레미스(사내 서버)’로 구축한 AI 문서 작성 시스템이 자동으로 초안을 만들어준다. 반복 업무는 줄이고 고급 인력은 판단과 의사결정에 집중하도록 돕는 구조다. 이 밖에도 금융리스 회사의 수익∙리스크 모니터링, 도시 안전 및 화재 감시, 공장 관리 등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회사의 수익 모델은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신질생산력(新质生产力)’ 개념과 맞닿아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식과 데이터, AI를 기반으로 한 생산력이 향후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기업이 얼마나 양질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지가 10년 뒤 의사결정 능력을 가른다”고 말했다. 특히 각 기업이 보유한 ‘민영화된 데이터’가 AI 학습의 핵심 자산이라며, 데이터가 많을수록 학습 비용은 줄고 운영 효율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장 구조 뒤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 방식이 자리한다. 회사 관계자들은 “사무실 임대료 등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AI 기업에 주는 가장 큰 지원은 실증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공항, 도시 CCTV, 발전소, 국영기업 현장 등을 기업에 개방한다. 기업은 그 현장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곧바로 사업으로 연결한다. 규제는 최소화하고, 대신 ‘쓸 수 있는 자리’를 먼저 내주는 방식이다.

정부는 AI를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기업은 그 안에서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증명한다. 중국에서 만난 AI는 ‘기술’을 넘어 이미 산업 현장의 생산력을 높이는 ‘도구’였다. 톈하이천광이 보여준 성장 경로는 중국의 AI 개발 방향이 모델 경쟁이 아니라 현실의 비효율을 얼마나 제거했는가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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