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간 아파트값 상승률 19년 만에 최고치⋯공급대책은 ‘함흥차사’

입력 2025-1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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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고강도 규제를 연달아 내놨지만, 주요 지역 아파트값은 오히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올해 송파와 성동의 누적 상승률이 20%에 육박하는 등 전년 오름폭의 2배 이상을 기록하면서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의 추가 공급대책 발표도 일정이 미뤄질 것으로 보여 시장의 불안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셋째 주(15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누적 기준 8.25% 상승했다. 전년 같은 기간(4.48%)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 기간 전국 상승률(0.86%)과 비교하면, 서울과의 격차는 10배 수준이다.

이 같은 상승률은 집값 급등기로 꼽히는 문재인 정부 당시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2018년과 2021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각각 8.03%, 8.02%였다. 연말까지 오름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누적 상승률은 2006년(23.46%)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자치구별로는 송파와 성동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송파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20.13%로, 전년 같은 기간(7.46%) 대비 3배 가까이 뛰었다. 재건축 기대가 높은 잠실 일대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른 영향이다. 신천동 ‘장미1차’ 전용 71㎡는 1년 새 약 10억 원 상승했고,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전용 151㎡도 최근 56억6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성수동 일대 대규모 재개발이 추진 중인 성동구 역시 누적 상승률 18.31%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오름폭을 보였다. 이밖에 마포(13.70%), 서초(13.47%), 강남(13.12%), 용산(12.54%), 양천(12.51%), 강동(12.00%), 광진(11.75%), 영등포(10.36%), 동작(10.28%) 등 다수 지역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이 강세를 보이는 배경으로는 규제 강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속에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쏠린 점이 꼽힌다. 여기에 구조적인 공급 부족 문제가 겹치며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27만8000가구에서 21만 가구로 약 24%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서울은 올해 4만2684가구에서 내년 2만0988가구로 32% 급감한다. 2027년(1만113가구)과 2028년(8337가구)에는 최근 3년 평균 대비 6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9·7 주택 공급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35만 가구를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10·15 대책 이후 추가 공급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연말로 예고됐던 후속 대책 발표가 지연되면서 시기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공급 문제는 신뢰성이 중요한 만큼 다소 늦춰 발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추가 대책으로는 서울 그린벨트 해제와 도심 국·공유지 등 유휴부지 활용이 거론된다. 다만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확대를 두고 정부와 서울시 간 이견을 보이는 등 조율 과정에서 진통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상승이 단기 수급 불균형이나 정책 변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 누적된 구조적 요인이 한꺼번에 표출된 결과라고 진단한다.

본지 자문위원인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의 경우 인구가 계속 쏠리고 있는데도 재정비 사업이 어려워서 이를 통한 공급이 어렵다는 게 문제”라며 “근본적인 집값 문제가 해결되려면 정부와 민간이 함께 서울에서 재정비 사업성을 어떻게 극복할지 방안을 찾거나, 다시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정책 흐름이 ‘똘똘한 한 채’ 선호를 강화하며 자산 상승 기대를 가진 1주택자 중심의 수요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다”며 “신규 공급 확대와 함께 기존 주택의 거래와 순환을 유도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집값 과열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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