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17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11조 원에 달하는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한 고려아연에 대해 사업경쟁력이 강화되는 한편, 재무부담도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고려아연은 미국 내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 건설을 위한 투자를 결정했다. 총 투자 규모는 약 74억 달러(약 10조9000억 원)이며 2027~2029년 단계적 건설을 통해 연간 아연 30만 톤, 연 20만 톤, 동 3만5000톤, 희소금속 5100톤 등 생산능력을 갖춘 제련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단기적으로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중기적으로 잉여현금창출이 제한되고 재무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고려아연이 지급보증한 차입금이 사업 진행과 함께 순차적으로 실행될 예정임에 따라 제련소 건설 완공 시점까지는 잉여현금창출이 제한되고, 차입부담이 단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봤다. 또한, 제련소 건설이 진행되는 2029년까지 부채비율이 상승하고 순차입금의존도가 높아지는 등 재무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순차입금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본건 투자금 집행으로 재무부담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고려아연의 미국 내 사업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신평은 "미국 현지 제련소 확보를 통해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 사업자로서의 시장지위가 공고해지는 가운데 희소금속 생산량 증대에 따른 미국 안보 공급망 편입이 중장기 사업경쟁력 및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나신평은 "이번 투자를 통해 아연, 연, 금, 은 등 회사의 주요 제품의 생산능력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며 "안티모니, 비스무트, 인듐 등 전략광물의 생산 및 판매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다만,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에서 이번 제련소 투자에 대해서 지배구조 변경 가능성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점 등을 감안하면 투자진행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