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갤러리아가 17일 한국 파이브가이즈 운영사 에프지코리아(FG코리아) 지분 100%에 대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에이치앤큐에쿼티파트너스(H&Q)를 선정한 가운데, H&Q는 ‘시장 확장성’과 ‘일본 신규 시장 업사이드(상방) 확장’을 인수 배경으로 내세웠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이날 공시를 통해 H&Q와 에프지코리아 지분 매각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파이브가이즈는 미국의 3대 버거 프랜차이즈다. 한화갤러리아가 한국 판권을 사들여 2023년 서울 강남에 첫 매장을 열었다. 현재까지 8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운영은 한화갤러리아의 100%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가 맡아왔다. 파이브가이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의 인수·합병(M&A) 작품으로 업계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7월 파이브가이즈 지분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배포하며 매각을 본격화했다. 파이브가이즈가 한국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매각에 나선 셈이다.
H&Q는 중소·중견 챔피언에 대한 바이아웃 인수합병(M&A)을 주요 전략으로 가져가는 1세대 사모펀드 운용사다. 이번 건도 유사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파이브가이즈를) 인수한 후 사업 성장 기반을 늘려, 향후 확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H&Q는 에프지코리아가 보유한 일본 사업권(진출 권리)과 신규 시장 성장 여지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관측된다. 파이브가이즈가 일본 영업 라이선스를 획득해, 일본 신규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초기에 양해각서(MOU)를 맺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PEF 운용사인 어피니에쿼티파트너스가 최근 일본 버거킹을 높은 가치로 매각한 사례와 유사한 전략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어피니티는 지난달 버거킹재팬 지분 100%를 골드만삭스 대체투자 부문에 7500억 원(약 758억 엔)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어피니티는 2017년 버거킹 재팬을 100억 원에 인수해 약 6배의 투자 차익을 거뒀다.
에프지코리아는 이미 일본 진출 관련해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과 MOU를 체결하는 등 사업 기반을 넓혔다. 내년 상반기 안에 본계약(SPA) 체결과 딜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 H&Q 관계자는 “내년부터 기업실사(DD)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며 “실사와 본계약 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한 전략이 맞는지 검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잔여 본 실사 과정을 거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금액 및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적이지 않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서는 한국 파이브가이즈(에프지코리아) 예상 매각가로 600억~700억 원이 거론된다. 다만 외식 프랜차이즈 거래 특성상 본사와의 영업권(프랜차이즈 권한) 구조, 그리고 국내·일본 출점 계획에 따라 매각가의 상방이 커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변수로는 ‘출점 제한’ 이슈가 꼽혀왔다. 일부 원매자들이 국내 점포 상한 등 계약상 제약이 확장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는 평가도 있다.
해당 IB업계 관계자는 “출점 제한 리스크가 엄청난 제한은 아니었던 것 같다”라며 “해당 리스크가 걸리는 신규 매장 수는 아직 여유가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 협상이 더 진행되면 해소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업사이드 룸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파이브가이즈를 인수하는 H&Q는 국내 1세대 PEF 운용사로 꼽히는 곳이다. 11번가와 현대엘리베이터에 투자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70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결성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