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증시의 트리 불빛, 켜질까 [산타랠리 ON & OFF②]

입력 2025-12-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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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12-17 18:3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연말 증시가 산타랠리를 맞이할지를 둘러싸고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고 있다. 미국 물가 둔화와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살아나며 랠리 ‘온(ON)’ 신호를 키우지만, 연말 특유의 거래 위축과 엔캐리 청산 우려 같은 대외 변수는 시장을 다시 흔들 수 있는 ‘오프(OFF)’ 요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의 구조적 성장세를 근거로 강세장을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금리 정책 변화와 수급 공백이 겹치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말 증시는 산타랠리를 보는 양쪽 시각의 힘겨루기 속에서 ‘ON’과 ‘OFF’ 사이를 오가는 미묘한 균형점 위에 서 있다.

◇산타랠리 ‘ON’ 가능성 - 완화되는 물가ㆍ중단기 금리 인하 기대

올해 산타클로스는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산타랠리 기대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 역시 미국 증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증시는 펀더멘털이 이끄는 장세에 자리하고 있다”며 “전미경제연구소(NBER) 기준 65개월째 이어지는 경기 확장 국면과 2024~2026년에 걸친 두 자릿수 기업이익(EPS) 증가율, 11개 분기 연속 컨센서스 초과 실적 등이 S&P500의 고점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P500이 7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은 이상이 아닌 당연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신산업 태동과 통화정책 측면도 위험 선호 심리가 지속되는 유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2년 11월 오픈AI의 챗GPT 출시를 시작으로 AI 혁명을 3년째 주도하는 기업과 국가는 미국”이라며 “올해 9월 금리 인하 재개를 통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전환한 점은 유동성 증가 기대를 통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자극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그는 “계절성이 강한 12월을 앞두고 올해 산타클로스 역할은 FOMC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며 “12월 회의에서 완화적 신호가 확인되면 S&P500이 7000선을 넘어서는 ‘마디지수 변화’가 연말 랠리를 촉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글로벌 훈풍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완화되는 물가 흐름, AI·반도체 중심의 실적 회복이라는 세 가지 모멘텀이 겹치면서 연말 코스피에도 ‘ON 구간’이 열릴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12월 코스피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상향 조정이 지속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안지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코스피 영업이익은 78조3000억 원으로 추정되며 전년동기 대비 63.8% 성장할 것”이라며 “당기순이익은 56조2000억 원으로 예상되며 지난주 대비 1조 원가량 상향 조정된 수치로 전년 동기 대비 126.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우리 증시를 낙관적으로 본다는 점에서도 산타랠리의 기대감을 보탠다.

맥쿼리증권은 이달 초 발간한 ‘코스피 다시 포효: 6000으로 가는 길’ 보고서에서 “강한 이익 증가, 풍부한 유동성, 증시 친화적인 정부 정책에 힘입어 6000p대에 근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맥쿼리증권은 “현재 우리는 역사상 최악의 메모리 공급난에 직면해 있고 향후 2년간 공급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도의 상승장을 점쳤다.

이어 “메모리 가격 상승 여력은 상당하고 시장은 아직 이를 실적 전망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양사가 증시에서 차지할 순이익 비중이 52%, 순이익 증가분은 68%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JP모건도 지난달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코스피가 6000p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증권가가 코스피 상승랠리를 점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올해 증시를 이끌었던 AI 산업의 구조적 성장이 내년에도 증시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설비투자(CAPEX) 사이클과 대내외 정책 모멘텀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역사적 상승 국면의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산타랠리 ‘OFF’ 가능성 - 연말 거래 위축 속 엔캐리 청산 변수도 악재

12월 증시가 기대만큼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성도 존재한다.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라기보단, 각종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시장 체력이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며 “특히 거래대금 축소는 수급 탄력성을 떨어뜨려 대외 변수 발생 시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달 28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11조9000억 원으로 이틀 연속 감소했고, 이달 초 29조 원대까지 거래가 몰렸던 수준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김 연구원은 “12월은 계절적으로 외국인·기관이 결산 영향으로 매매를 줄이는 시기”라며 “거래 공백이 생기는 구간에서 악재가 겹치면 가격 변동 폭이 과도하게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익 모멘텀은 비교적 견조하지만 과신은 금물이다. 김 연구원은 “11월 변동성 국면에서도 주가수익비율(PER)이 눌리면서 주당순이익(EPS)이 시장을 지지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낙폭 제어’ 역할이었다”며 “연말처럼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는 이익 전망이 양호한 업종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개월 선행 EPS의 상향 조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업종별 희비는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반도체·IT·에너지·유틸리티 등은 내년과 2026년 이익 전망이 동시에 높아지는 구조”라며 “이익과 주가의 방향성이 일치하는 업종이 변동성 구간에서 가장 강한 방어력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연말 강세장만을 기다리는 투자 전략보다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위험 관리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 연구원은 연말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해 “IT(반도체와 전자)는 반드시 포함해야 하고, 여기에 유틸리티·은행·보험 등 이익 견조도가 높은 업종을 더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일본의 금리 인상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공포는 미국 금리 방향 다음으로 큰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여름 ‘블랙 먼데이’ 당시에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엔캐리 트레이드가 대거 청산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주 중립금리 하단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언급한다면 청산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채권시장에서 신규 발행 10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의 2% 돌파가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우에다 총재가 이달 초 금융경제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타당성에 대해 적절히 판단하고 싶다”며 금리인상 전망이 강해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역시 엔저와 고물가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용인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80%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0.25%p 올리면 30년 만에 ‘기준금리 연 0.5% 벽’을 넘어선다.

양형모 DS투자전략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추세적 상승을 확신하기엔 확인해야 할 변수들이 남아있는 검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지수 전체에 대한 공격적인 베팅보다는 여전히 AI 인프라 투자의 핵심인 전력망 관련주와 맞춤형 인프라 관련주, 일부 현대차그룹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해 대응하는 전략을 유지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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