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전 울산 HD 감독과 선수단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붙었다. 부임 초기 상견례 자리에서 벌어진 장면이 영상으로 공개되면서다.
14일 중앙일보는 신태용 전 감독이 8월 울산 HD 부임 직후 선수단 상견례 과정에서 수비수 정승현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울산 구단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촬영분으로 그동안 선수단과 신 전 감독 간 불화의 출발점으로 거론돼 왔던 장면이다.
영상 속에서 신 전 감독은 선수들과 차례로 악수를 하던 중 정승현을 향해 웃으며 손바닥으로 뺨을 친다. ‘찰싹’ 하는 소리가 날 정도의 신체 접촉이 분명히 확인된다. 이 장면이 공개되자 축구계와 팬들 사이에서는 예상대로 반응이 갈렸다.
정승현은 시즌 최종전이 끝난 뒤 “부모님이 영상을 보시면 속상해하실 것”이라며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 행동이고, 때린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도 당한 입장에서 그렇게 느끼면 폭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훈련 중 귀에 대고 호루라기를 분 사례에 대해서도 “다 맞는 이야기니까 그런 얘기가 나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의 베테랑 이청용 역시 정승현의 폭행 주장에 대해 “사실”이라고 했다.
반면 신태용 전 감독은 폭행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그는 K리그 시상식에서 “승현이가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폭행과 폭언이 있었다면 감독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여러 매체를 통해 자신은 ‘바지 감독’이었고, 일부 고참 선수들이 하극상을 일삼았다고 주장하며 갈등의 책임을 선수단 쪽으로 돌렸다.
반응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오랜만에 만난 사이에서 나온 가벼운 행동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과거 함께 대표팀 일정을 소화했던 인연을 고려하면 이를 곧바로 폭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일부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해외축구 경기 전후 장면을 떠올리며 비슷한 제스처가 종종 있었다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해당 장면이 친근한 장난으로 보기에는 어색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앞뒤 상황에 대한 설명이나 상호적인 반응 없이 일방적인 신체 접촉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행동이었다는 해석이다.
법적 판단도 조심스럽다. 행위의 의도뿐 아니라 상황과 강도, 상대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논란은 성적 부진과 맞물리며 더 복잡해졌다. 울산은 디펜딩 챔피언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2025시즌 K리그1에서 9위에 그치며 가까스로 강등을 면했다. 시즌 도중 김판곤 전 감독이 경질됐고, 신태용 전 감독이 소방수로 투입됐으나 끝내 중도 하차했다. 이후 이청용의 ‘골프 스윙 세리머니’를 둘러싼 해석까지 더해지며 갈등은 공개적으로 확산됐다.
울산 구단은 성적 부진에 대해서만 공식 사과했을 뿐 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에 서포터즈는 “침묵은 책임 회피”라며 선수 보호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