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넘어 체질 개선…허윤홍 대표의 GS건설 ‘리셋’ [CEO 탐구생활]

입력 2025-12-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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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주년을 맞은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사장)가 내실 중심 경영으로 건설업계 불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대형 사고 이후 위기 수습을 위해 투입된 ‘구원투수’에서 나아가 수익성 개선과 사업 재편, 미래 성장 전략까지 동시에 챙기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은 올해 매출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개선했다.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지만,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73.5%, 81.5%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3분기에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성과를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허 대표의 안정적인 경영 운영을 꼽는다. 비용 구조를 점검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업 전반의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둔 결과라는 분석이다.

허 대표는 GS그룹 오너가 4세로, 2005년 GS건설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경영혁신·IR 담당 △플랜트공사지원담당 △사업지원실장 △신사업추진실장 겸 신사업담당 등을 거치며 재무·경영·플랜트·신사업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때문에 허 대표는 일찌감치 차세대 경영 리더로 주목받기도 했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오너 4세

허 대표가 GS건설을 본격적으로 이끌게 된 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평가받는 사건이 터지면서다. 2023년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철근 누락 사실이 드러나며, GS건설의 핵심 주택 브랜드 ‘자이(Xi)’는 심각한 신뢰 위기를 맞았다.

이에 10년간 GS건설을 이끌어 온 임병용 부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허 대표가 새 수장으로 전면에 나서게 됐다. 안전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오너가가 직접 경영 전면에 나서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선택이었다.

허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이미지 회복과 체질 개선을 동시에 추진했다.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재점검하는 한편, 신사업 역시 무작정 확대하기보다는 실익 중심으로 재편하는 전략을 내놨다.

대표적인 조치가 비효율 사업 정리다.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해 온 영국 철골 모듈러 자회사 ‘엘리먼츠 유럽’은 청산 절차를 밟았고, 스페인에 본사를 둔 수처리 기업 GS이니마는 과감히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우선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검단 사고 이후 가장 큰 과제로 꼽혔던 자이 브랜드 회복에도 직접 나섰다. 허 대표는 지난해 11월, 자이 론칭 22년 만에 진행된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 행사에 참석해 새로운 방향성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GS건설은 당시 ‘일상이 특별해지는 경험(eXperience Inspiration)’을 자이의 새로운 브랜드 철학으로 제시했다. 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이 리브랜딩은 단순한 이미지 변화가 아니라 근본을 튼튼히 하는 밑거름”이라며 “기업이 일방적으로 만들어내는 브랜드가 아니라, 고객과 임직원 모두가 공감하고 참여하는 브랜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다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더 행복한 주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실추된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자이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조 단위 대형 수주로 이어지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GS건설은 올해 서울 송파구 잠실 우성 1·2·3차와 중구 신당10구역 등 서울 핵심 입지에서 잇따라 수주에 성공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사진 가운데)가 인천 송도 아파트 공사 현장을 둘러보며 직원들에게 안전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제공=GS건설)
▲허윤홍 GS건설 대표(사진 가운데)가 인천 송도 아파트 공사 현장을 둘러보며 직원들에게 안전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제공=GS건설)

모듈러·AI⋯선택과 집중ㆍ신기술 경영 가속

허 대표는 위기 수습과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모듈러 주택과 인공지능(AI)이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주택 모듈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현장 시공 기간이 약 1주일에 불과하고 폐기물과 소음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GS건설의 모듈러 사업은 국내와 해외로 나뉘는데, 국내에서는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자이가이스트는 GS건설이 2020년 100% 출자해 설립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 회사다. 초기에는 기업 간 거래(B2B)를 중심으로 단지형 주택을 공급했으나, 이후 소비자 수요 증가에 맞춰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로 사업을 확대했다. 구조체를 공장에서 생산해 품질 편차를 줄였고, 설계와 인·허가 기간을 제외하면 빠르면 2개월 내 공급이 가능하다.

자이의 설계·기술력·인테리어 콘셉트가 적용된 점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단독주택 수요자도 자이 브랜드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에는 기업·정부 간 거래(B2G)로 영역을 넓히며, 정부·지자체 대상 단지형 주택과 기업체 임직원 숙소 건설 수주에도 성과를 냈다.

디지털 전환(DX)에도 적극적이다. 허 대표는 취임 이후 DX를 핵심 과제로 삼고, 최근에는 AI 활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런 의지는 현장 AI 적용 사례를 늘리는 것으로 입증하고 있다. GS건설은 AI 기반 공사 기준 검색 시스템 ‘자이북(Xi-Book)’을 자체 개발해 현장에 적용 중이다. 자이북은 5000장이 넘는 주택 공사 시공 기준과 LH 시방서 등을 AI로 분석해 최신 기준을 즉시 제공한다. 서류를 일일이 찾아야 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외국인 근로자와의 소통을 돕는 AI 번역 프로그램 ‘자이 보이스(Xi Voice)’도 도입했다. 한국어 음성을 인식해 중국어·베트남어 등 120여 개 언어로 동시에 텍스트 번역이 가능하며, 건설 현장에서 자주 쓰이는 전문 용어도 정확히 번역한다. 현재 일부 현장에 시범 적용해 개선 작업을 거치고 있다.

올해 4월 사내 임원 및 차세대 리더 100여 명이 참석한 워크숍에서 허 대표는 “AI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흐름에 따르거나 이를 앞서 이끄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고 말해 앞으로 관련 분야 투자 의지를 강조했다.


대표이사
허창수, 허윤홍(각자 대표이사)
이사구성
이사 7명 / 사외이사 4명
최근공시
[2025.12.12] 타인에대한채무보증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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