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총수, 미·일·중동 '외교무대'로⋯新 전략지 급부상[재계 하늘길 경영 下]

입력 2025-12-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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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불확실성에…미·일·중동 향한 총수 외교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UAE 문화교류 행사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UAE 문화교류 행사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출국 일정은 예년과 달랐다. 이들이 향한 목적지는 공장 준공식 등의 기업 행사보다는 정책이 만들어지고, 자본이 움직이며, 공급망이 새롭게 구축되는 외교의 무대였다.

1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총수들의 발걸음은 크게 △미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세 축으로 압축된다. 해당 지역 모두 외교·안보·경제 전략이 교차하는 글로벌 허브였다.

먼저 미국은 올해 한국 기업 통상 외교의 최전선이었다.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강도 높은 관세 정책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 조기 폐지 등으로 통상 질서를 흔들자, 그룹 총수들은 미국 현지에서 백악관 주요 인사들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한미 정부 간 관세 협상에 총수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동반된 것이다.

특히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기업 총수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골프 회동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주선으로 미국 플로리다주의 트럼프 대통령 소유 골프장에서 진행된 골프 회동은 반도체·배터리·자동차·조선 등 한미 산업 협력과 관련한 논의가 주를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달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등에도 힘을 실었던 자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주요 그룹 총수들이 미국으로 향한 흐름은 글로벌 조사 결과와도 맞닿아 있다. 맥킨지앤컴퍼니가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년 공급망 리스크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2%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또 43%는 3년 안에 미국 내 공급망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일본도 총수들이 전략적으로 방문한 출장지였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미중 갈등이 심화한 가운데, 도쿄는 한미일 삼각 협력의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올해 열린 한미일 기업인 경제대화(TED)는 반도체·전장·AI·에너지 등 광범위한 산업군에서 협력 논의가 진행된 자리였다. 이에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수장 외에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 등이 앞다퉈 참석했다. 지난해 불참했던 이재용 회장 올해 참석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중동 지역은 올해 가장 빠르게 전략지로 부상한 지역이다. 기존의 ‘오일머니 시장’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AI·친환경 에너지·방산·스마트시티 등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한 미래 산업의 실험지이자 대규모 자본이 결집하는 산업의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어서다. 실제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 김동관 부회장은 UAE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경제 외교를 펼쳤다. 이 자리는 칼리드 빈 무함마드 알 나하얀 왕세자가 직접 참석한 고위급 경제 교류의 장이었다.

한편 경제계에서는 내년에도 이러한 총수 외교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이어지는 불확실한 대외 환경 특성상 총수들의 직접 외교가 필요한 구조라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가 빠르게 바뀌는 불확실한 시기에는 총수의 행보 한 번이 향후 수십 년의 기업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며 “내년에도 기업 경영과 외교 사이를 오가는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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