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정부가 코레일과 수서고속철도(SR)의 고속철도 사업을 통합하기로 결정한 것이 코레일의 전략적 위상을 높이고, 정부 지원 가능성을 강화한다는 판단에서다.
13일 무디스는 코레일의 Aa3 장기 발행자등급과 선순위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가운데 등급 전망을 이같이 조정했다고 밝혔다. 코레일의 기초신용도(BCA)는 b3로 유지됐다.
무디스는 “SR과의 통합이 완료되면 고속철도 부문에서 단일 독점 구조가 형성된다”며 “이는 정부 입장에서 코레일의 전략적·사회적 중요성을 한층 높이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 10일 두 기관의 고속철도 사업 일원화를 확정했으며, 정부는 내년 말까지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무디스는 코레일의 신용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정부 지원 의지와 능력을 꼽았다. 한국 정부(Aa2 안정적)는 코레일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공공서비스 성격과 사회적 민감도를 고려할 때 기업 부실이 초래할 수 있는 명성·전염 위험을 극도로 낮게 본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공기업에 대한 정부의 구조적 관여도, 과거 정책적 지원 사례 등을 종합해 볼 때 ‘매우 높은 수준의 지원 가정’을 유지했다.
다만 회사 자체의 기초 체력은 약한 것으로 진단됐다. 무디스는 코레일의 개별 신용도(BCA)가 지난해 점수카드 산출치 Ba3 대비 3노치 낮은 b3에 머무는 이유에 대해 “재무지표가 매우 약하고 운임 조정 가시성이 떨어지는 구조적 제약이 크다”고 밝혔다.
노조 파업 등 사회적 리스크와 높은 레버리지, 낮은 수익성 등 지배구조 요인(ESG) 역시 부담 요인이다. 다만 정부 감독과 정책지원 가능성으로 상당 부분 상쇄된다고 덧붙였다.
향후 등급 방향성은 국가신용도와 통합 진행 상황이 좌우한다. 한국의 국가등급이 상향되거나, SR과의 통합을 통해 코레일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 강화될 경우 추가적인 등급 상향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통합이 지연되거나 정부와의 관계가 약화될 경우 전망이 다시 안정적으로 돌아갈 위험도 존재한다.
무디스는 “EBITDA 이자보상배율이 1배를 지속적으로 넘어서면 BCA 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며 재무지표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코레일은 국내 철도 운영을 총괄하는 100% 국유 공기업으로, 전 구간 철도망 운영과 수도권 광역철도 제공 등 국가 기간교통 인프라를 담당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