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인수한 유럽 냉난방공조(HVAC) 기업 플랙트그룹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플랙트 인수 절차를 공식 완료한 뒤 데이비드 도니(David Dorney)를 신임 CEO로 선임하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 공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플랙트그룹은 8일(현지시간)부로 도니를 신임 CEO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도니는 올해 2월 존슨컨트롤즈에서 영입돼 최고영업책임자(CSO)로 활동했다. 특히 매출 성장 전략과 삼성전자 인수 프로세스를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업계는 그룹 인수 직후 첫 수장을 교체한 만큼 삼성전자의 의중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도니 CEO는 취임 메시지에서 “삼성의 지원 아래 HVAC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데이터센터 공조 △반도체 공정용 공기조화 △실내 환경 기술 등을 핵심 성장축으로 보고 관련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로 물러난 트레버 영 전 CEO는 14년간 회사를 이끈 장기 수장이다. 영 전 CEO는 “도니가 그룹의 새로운 성장기를 열 적임자”라고 평가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존슨컨트롤즈 출신인 도니가 데이터센터·실내기후 솔루션에서 경쟁력을 보여온 만큼, 향후 기술 중심의 사업 확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5월 플랙트그룹을 약 15억 유로(약 2조4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지난달 인수를 최종적으로 마무리지었다. 플랙트그룹은 연매출 7억 유로 이상, 65개국에서 3300명 인력을 보유한 유럽 최대급 HVAC 기업이다. 특히 데이터센터·반도체 공정용 공기조화 시스템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의 인공지능(AI) 인프라 전략과 직결된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플랙트그룹을 독립 자회사 형태로 두고 연구개발(R&D)과 제조 역량을 강화할 경우 글로벌 HVAC 시장에서 경쟁 구도가 재편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냉각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플랙트그룹의 기술력은 삼성의 시스템에어컨·B2B 공조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