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특별전·인상파 명작까지⋯전세계 박물관 손잡고 K헤리티지 새 지평 [문화경제 엔진, 국중박 ②]

입력 2025-12-1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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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를 보면 이순신 장군이 뛰어난 문장가였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장군으로서뿐만 아니라 아버지이자 한 인간으로서의 면모가 담겨 있다. 병사들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확인할 수 있어 관람객들이 전시를 더욱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1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를 보고 있는 모습. (송석주 기자 ssp@)
▲1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를 보고 있는 모습. (송석주 기자 ssp@)

11일 유새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의 인기 요인을 이같이 밝혔다.

유 연구사는 "이번 이순신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국내 박물관이나 기관뿐만 아니라 일본, 스웨덴 등 다른 나라 박물관에서도 협조를 해줘서 관람객들에게 좋은 유물을 많이 공개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국가 간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전시를 기획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 연구사의 말처럼 이번 전시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초상화와 목상 등 일본에서 공수한 유물들도 포함돼 있다. 임진왜란이라는 동일한 사건을 서로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이러한 기획은 역사적 맥락을 여러 국가의 시점과 연결해 K헤리티지의 지평을 넓히려는 박물관의 노력을 보여주고, 관람객들의 신뢰와 관심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한 이번 특별전에는 9일 기준 약 3만5000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이순신 장군의 전시인 만큼 전국 각지의 군부대에서도 원정 관람을 오고 있다.

유 연구사는 “부대에서 정신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시 관람 요청을 많이 하고 있다. 아무래도 충무공 정신이 군인 정신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안보 교육 측면에서도 좋은 전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해군사관학교, 육군박물관 등으로부터 협조를 많이 받았다”라며 “원래 특별전의 경우 군 장병들에게만 무료인데, 무료 관람 범위를 전체 군인으로 넓혔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특별전은 총 258건 369점의 전시품을 선보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이순신 전시다. 특히 이순신 친필본 ‘난중일기’를 포함해 이순신이 국왕에게 올린 장계를 후대에 베껴 쓴 ‘임진장초’, 이순신이 보낸 편지를 묶은 ‘서간첩’, 이순신의 장검, 류성룡의 임진왜란 회고록 ‘징비록’ 등 국보들도 전시돼 의미를 더했다.

▲1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에서 밖에서 판매되고 있는 투구 모양의 털모자. (송석주 기자 ssp@)
▲1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에서 밖에서 판매되고 있는 투구 모양의 털모자. (송석주 기자 ssp@)

전시관 바깥에는 이순신 관련 굿즈도 판매한다. 거북선 모형부터 천자총통 모양의 펜홀더, 배지, 전시 도록 등 다양한 굿즈들이 판매되고 있다. 유 연구사는 “투구 털모자가 아이들이 귀엽게 착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뮷즈라 특히 인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상과 체험, 음향이 결합된 전시 구성으로 몰입감도 높였다. 도입부의 실감 영상은 전쟁에 임하는 이순신의 결의를 바다의 이미지와 함께 전달한다.

두 번째 영상은 이순신과 조선 수군의 무기 운용을 시각화했다. 대형총통(천자총통, 지자총통, 현자총통, 황자총통)으로 대형 화살을 쏘아 상대의 배를 깨부수는 이미지와 탄환과 화살을 비와 우박처럼 퍼붓고, 화약무기로 공격하는 전술적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1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에서 아이들이 영상 콘텐츠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 (송석주 기자 ssp@)
▲1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에서 아이들이 영상 콘텐츠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 (송석주 기자 ssp@)

유 연구사는 "아무래도 영상 콘텐츠가 있으니까 어린이 관람객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라며 "아울러 기록 유산뿐만 아니라 거북선 모형 등을 활용해서 관람객들에게 시각적으로 다가가는 방식을 많이 연구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박물관에는 이순신 특별전 외에도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각角진 백자 이야기',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 등 다양한 특별전이 진행 중이다.

특히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는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올림픽에 출전했던 손기정 선수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전시로 관람객들의 호응이 높다. 전시품으로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 우승 '청동투구', '금메달', '월계관' 등 18건 18점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의 필수 관람 코스인 사유의 방 역시 인기가 높다. 사유의 방은 삼국시대 6세기 후반과 7세기 전반에 제작된 우리나라의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나란히 전시한 공간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긴 복도를 지나면, 왼쪽 무릎에 오른쪽 다리를 포개고 오른손가락을 뺨 가까이 가져간 채 사유에 잠긴 반가사유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유려한 곡선과 단정한 비례, 세련된 금속 주조가 어우러진 이 상은 절제된 아름다움 속에서 고요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1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에서 이순신 관련 굿즈를 구경하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 (송석주 기자 ssp@)
▲1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에서 이순신 관련 굿즈를 구경하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 (송석주 기자 s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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