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북부도시 초긴장…기후변화에 ‘겨울잠도 잊은 곰’ 도심까지 출몰

입력 2025-12-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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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년보다 기온 높아 겨울잠 늦어져
도토리ㆍ밤 등 먹거리 부족도 원인
자위대ㆍ퇴역 경찰 등으로 '헌터' 꾸려

▲일본 북부 아키타현 가즈노에서 일본 육상자위대 대원들이 곰을 포획하기 위해 틀을 설치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곰의 습격으로 피해가 잇따르는 아키타현에 이달 5일부터 자위대를 투입했다.  (가즈노(일본)/AP뉴시스)
▲일본 북부 아키타현 가즈노에서 일본 육상자위대 대원들이 곰을 포획하기 위해 틀을 설치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곰의 습격으로 피해가 잇따르는 아키타현에 이달 5일부터 자위대를 투입했다. (가즈노(일본)/AP뉴시스)

일본 북부 주요지역이 ‘곰 출몰’이라는 때아닌 사회 문제에 휩싸였다. 일부 지역은 비상 경계령을 발령하는 한편, 관계 당국이 자위대를 비롯, 퇴역 경찰 등을 동원해 본격적인 곰 퇴치 작전에 나섰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ㆍ재팬타임스 등의 보도와 일본 내각부(内閣府)ㆍ일본 중앙방재회의(中央防災会議) 방재 정보 등을 종합해보면 일본 북부 주요 지역에 지난달부터 겨울곰 경계령이 발령됐다. 겨울잠에 들어야 할 시기임에도 야생곰이 산을 벗어나 시내와 주거지까지 내려오기 시작한 것.

일본 환경성 발표에 따르면 2024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야생곰 습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85명(사망자 3명 포함)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4월 이후 11월까지 8개월 사이 총 23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희생자는 13명에 달했다.

결국 아키타ㆍ이와테현을 중심으로 비상경계령까지 내려졌다. 이들 지역에는 육상 자위대가 포획틀을 설치하는 한편, 위험이 감지되면 현장 사살도 가능해졌다. 닛케이는 도심까지 내려온 겨울 흑곰을 '신세대 곰(新世代クマ)’으로 명명했다. 기후 변화와 생태계 붕괴 등이 뒤섞인, 복합적 환경이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야생곰은 11~12월 초 사이 체지방을 충분히 축적한다. 그리고 겨울잠에 들어선다. 그러나 올해는 가을~초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동면 준비가 늦어졌다.

산림 먹이가 크게 줄면서 곰들이 동면에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 도토리와 밤 등 주요 먹이가 흉작을 기록하면서 굶주린 곰은 결국 산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들이 먹거리를 찾아 나선 곳은 인근 마을은 물론, 시가지 상업지대까지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 결과 여러 지역에서 사람이 공격당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주민 불안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겪는 지역은 아키타와 이와테다. 일본에서 12월을 뜻하는 ‘師走(시와스)’는 바쁜 연말을 상징하지만, 올해 이 일대의 12월은 평소와 전혀 다른 긴장 속에 흐르고 있다. 통학로에서 대형 야생동물의 흔적이 발견되거나 상가 주변 쓰레기통이 뒤집힌 채 발견되는 사례가 연일 이어졌다. 야생곰 때문이다.

주요 지방자치단체는 사살 및 포획팀을 긴급 투입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도움을 받아 육상 자위대가 파견되는 한편, 지자체에서는 퇴역한 경찰관을 재고용 형태로 불러모아 곰 퇴치 작전에 나서고 있다. 곰이 목격된 지점을 지도에 표시, 실시간으로 주민에게 알려주는 경보 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히 ‘겨울잠을 자지 않는 곰’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일본의 지방 인구 감소로 인해 산과 마을 사이 완충지대가 사라지고, 버려진 농경지와 빈집이 늘어나면서 야생동물이 도시 가장자리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여기에 기후변화까지 겹치며 곰의 생태 주기가 흔들렸다고 분석한다.

닛케이는 이번 사태를 기획 시리즈로 보도 중이다. 닛케이는 "일본 사회가 곰 문제를 장기적인 생태 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처럼 줄어든 산림 먹이를 보완하지 않고, 개체 이동 경로를 감시하지 않으며, 단순 포획 중심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같은 위기는 해마다 반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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