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_유병규 칼럼] 새해 ‘전천후 한국 경제’ 만드는 길

입력 2025-12-09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前 산업연구원장

건설경기 회복…저성장 탈피 시급
서비스업 강화해 외풍에 대응하고
AI시대 걸맞은 산업대책 마련해야

새해는 한국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서 탈피하는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다행히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는 올라갈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과 산업연구원 그리고 현대경제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들의 경제 전망에 의하면 2026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2025년 1% 이하 수준에서 1%대 후반으로 상승할 것이 예상된다. 재정 지출 증가 등에 힘입어 소비가 늘어 완만한 경기 개선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성장률 반등은 다행스러우나 아쉽게도 새해 역시 경제 전반에 온기가 확산되어 체감 경기가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내년에 수출 부진 양상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 통상환경 악화로 인한 세계 교역 증가율이 둔화하는 가운데, 한국 수출품에 대한 미국 관세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되어 수출 증가율이 낮아질 전망이다. 수출 부진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 더욱이 미국 등의 압박으로 대외 투자가 늘면 그만큼 국내 투자 여력은 약화된다. 수출과 투자가 부진하면 정부 지원에 의한 내수 개선 역시 재정의 한계로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내년부터 한국 경제가 저성장 늪에서 본격적으로 벗어나려면 우선 뚜렷한 경기 회복 기조를 확고히 해야 한다. 내수 경기의 활기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무엇보다 건설 경기 회복이 중요하다. 서민들의 체감 경기에 가장 민감한 분야는 건설업이다.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 이르는 투자 연쇄 파급효과가 크고 고용 창출 능력이 우수한 까닭이다. 최근 건설투자 부진 이 심화되어 건설업 고용은 계속 줄고 있다. 재건축 재개발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가로막고 있는 인허가와 금융 등에 대한 과도한 규제들을 속히 제거해야 한다.

이와 함께 새해 수출 부진을 최소화하기 위한 긴급 대책이 요구된다. 통상 여건 악화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경제 부문은 매출 부진과 손익 악화로 경영난에 봉착한 중소, 중견 수출 기업들이다. 수출처 다변화, 무역금융 확대와 환리스크 관리, 현지 마케팅 활성화 등 수출 기업들이 당면한 애로요인들을 파악해 실효성 높은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경기 회복 기조를 바탕으로 한 차원 높은 성장 단계로 도약하려면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현재 한국 경제는 급속한 고령화 진전으로 인한 복지 수요 급증,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와 신성장 동력 부재, 신규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청년 실업 만성화, 지역별 산업별 편중 성장으로 인한 부의 양극화 심화와 같은 난제들로 성장 활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문제 해결의 최우선 과제는 성장과 고용 창출의 기본 토대인 국내 산업을 인공지능(AI) 시대에 적합하도록 과감한 구조 혁신을 이루는 일이다. 한국 산업은 철강, 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이 중국의 부상 등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대한 성장 의존도가 너무 높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말로는 모두가 AI 시대가 온다고들 요란한데 정작 이를 활용한 산업별 대책이나 새로운 산업 창출을 위한 구체적 대안들은 보이지 않고 있다. AI의 기술 발전 추이와 이의 파급 영향을 감안해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신산업을 키울 수 있는‘미래 산업 발전 비전과 투자 전략’을 수립 실현해가야 한다.

특히 신기술을 기반으로 신사업을 창출하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벤처기업들을 육성 지원하는‘신기술 창업 생태계’활성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이의 성공을 위해서는 교육과 노동시장의 개혁을 반드시 수반해야 한다. 기술 변화 속도에 맞춰 각급 교육기관의 교육 목표와 방법을 바꾸어 나가는 한편, 산업 전환기에 고령자나 청년들이 기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재교육 시스템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AI 대응 인력 양성 기관’을 신설해 원활한 취업과 전직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성장률을 높이려면 보다 근본적인 내수 확충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 외부 환경 변화에 너무나 민감하고 취약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내수 비중은 50%가 채 안돼 경제규모 1조 달러 이상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2개국 중 11위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내수 성장기여도는 2024년 2.0% 성장 중 단 0.1%포인트에 불과하다. 관광·의료·교육·문화 등 고부가 서비스업을 또 하나의 성장축으로 적극 키워 외풍에 시달리지 않는 전천후 한국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가족 계정 쫓아내더니"⋯넷플릭스, '인수전' 이후 가격 올릴까? [이슈크래커]
  • 단독 한수원 짓누른 '태양광 숙제'…전기료 상승 이유 있었다
  • 구스다운인 줄 알았더니…"또 속았다" 엉터리 패딩들
  • 박나래 '주사 이모' 논란에...함익병 "명백한 불법"
  • 오픈AI "거품 아니다" 반박…외신은 "성과가 없다" 저격
  • 경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쿠팡 본사 압수수색
  • 한국 대형마트엔 유독 왜 ‘갈색 계란’이 많을까 [에그리씽]
  • 오늘의 상승종목

  • 12.0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4,108,000
    • -1.33%
    • 이더리움
    • 4,629,000
    • -1.43%
    • 비트코인 캐시
    • 864,000
    • -1.99%
    • 리플
    • 3,055
    • -2.11%
    • 솔라나
    • 196,600
    • -4.24%
    • 에이다
    • 669
    • +2.61%
    • 트론
    • 417
    • -1.65%
    • 스텔라루멘
    • 360
    • -1.64%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030
    • -0.73%
    • 체인링크
    • 20,390
    • -2.25%
    • 샌드박스
    • 210
    • -1.8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