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과 합리성에 근거한 집단지성…키스톤PE가 성장하는 구조적 이유 [PE의 젊은 피⑨]

입력 2025-12-0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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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톤PE 공평근 이사·권순조 부장 인터뷰
구조적 취약 극복한 의사결정 시스템 설계
투자심의위원회 이전에 펀드매니저협의회
특정 산업에 갇히지 않고 SI와 동반투자
구조조정 딜에서 AI·모빌리티 혁신 산업

▲공평근(오른쪽)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이사와 권순조 부장이 서울 여의도 키스톤PE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공평근(오른쪽)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이사와 권순조 부장이 서울 여의도 키스톤PE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사모펀드운용사(PE)에서 파트너 위주의 의사결정 편향 리스크는 숙명처럼 따라붙는다. 파트너 중심 판단 구조는 신속한 의사결정이라는 강점과 동시에, 소수의 시각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검증 부족'과 과도한 속도전이라는 약점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인력 구조상 파트너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대부분 PE가 공유하는 구조적 한계다.

그러나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는 업계의 이러한 상식을 정면으로 뒤집는 제도를 도입했다. 실무진 중심 의사결정을 고도화해 투자 품질을 안정시키는 접근법을 택한 것이다. 키스톤PE에서 딜의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첫 관문은 파트너 중심의 '투자심의위원회'가 아니라 실무진 전원으로 구성된 '펀드매니저협의회'다.

이러한 의사결정 구조는 PE가 안고 있는 불투명성과 특정 개인 리스크를 제도화된 시스템으로 완화하려는 시도에서 도입됐다. 실무진이 위계나 관계에 덜 얽매인 채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설계한 구조 덕분에 키스톤PE는 투자품질과 내부통제 기능을 함께 끌어올렸다. 지난 10년간 이어진 꾸준한 실적 역시 이러한 구조적 실험과 이를 실제로 굴려온 젊은 운용역들의 힘이 자리하고 있다.

"실무진에 '비토권' 준 펀드매니저협의회"

▲공평근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이사가 서울 여의도 키스톤PE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공평근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이사가 서울 여의도 키스톤PE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키스톤PE의 펀드매니저협의회는 단순한 사전 검토 단계를 넘어 딜의 '1차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장치다. 파트너를 제외한 실무진 전원이 참여해 안건을 검토하고, 무기명 투표로 찬반을 표시한다. 여기서 통과하지 못한 딜은 투자심의위원회에 상정되지 않는다. 실무진이 위계나 관계에 구애받지 않고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이 제도는 딜 규모와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확대되던 시기, 기존 파트너 중심의 신속한 의사결정 만으로는 품질과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공평근 이사는 “특정 안건에 대해 전사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추진이 어렵다는 의미"라며 "이러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는 '집단지성'의 결정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임직원이 끊임없이 고민하며 문제와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며, 자가 발전을 도모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권순조 부장은 “소싱부터 투자 검토 및 집행, 사후관리, 회수 등 전체 투자의 라이프사이클에 걸쳐 직급과 나이를 떠나 주도적인 기회가 부여되는 만큼 부담도 크다"며 "그만큼 스스로의 배움과 성장 속도도 빠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딜의 출발점도, 책임도 실무진에게 있고, 실무진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구조가 좋은 의사결정을 만든다"고 덧붙였다.

진단에서 실행으로…구조조정·밸류업 현장에 뛰어들다

▲권순조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부장이 서울 여의도 키스톤PE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권순조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부장이 서울 여의도 키스톤PE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두 사람 모두 회계법인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러나 자문사의 역할이 기업의 문제를 진단하는 위치에만 머무르는 한계를 분명히 경험하고,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까지 개입할 수 있는 PE업계로 방향을 틀었다. 재무분석과 사업 실사를 통해 기업의 상태를 파악할 수는 있지만, 그 이후 어떤 전략이 선택되고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는 자문사 입장에서는 끝까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 이사는 이러한 차이를 “기업 가치 제고의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권순조 부장 역시 “자문 결과가 실제 실행으로 이어졌는지, 실행되었다면 성공적이었는지, 그 과정에서 변수에는 어떻게 대응했는지 등 전체 그림을 보지 못한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며 “직접 해보자는 호기심이 PE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KX그룹(옛 KMH그룹) 투자는 키스톤PE의 가치제고 역량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로 꼽힌다. 복잡한 지배구조와 다수 이해관계자 아래에서 사업 재편, 주주환원, 지배구조 개선, 대주주 설득 등이 촘촘히 얽혀있던 고난도 딜이었다. 회수 단계에서는 키스톤이 보유한 2대주주 지분을 매각하는 동시에 KMH가 보유한 우량한 자산을 받아오며,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가치제고와 높은 펀드 수익률을 함께 달성했다.

이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변수가 발생하는 딜에서는 팀의 대응력이 곧 성과를 좌우했다. 공 이사는 당시를 돌아보며 “팀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작은 판단 오류에도 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구조조정 투자에서 조직적 집중력과 실행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 사례라는 설명이다.

권 부장이 키스톤 합류 후 첫 바이아웃 딜인 에어릭스를 가장 의미 있는 투자로 꼽는 이유도 비슷하다. 에어릭스는 산업 구조상 경기 변동에 취약하고 현금흐름 안정성이 떨어지는 기업이었다. 키스톤PE는 영업 채널 개편, 고객 포트폴리오 재설계, 조직 구조 정비라는 3단계 성장 기반 재편을 통해 단기간에 체력을 끌어올렸다. 고객 다변화와 신규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며 밸류업 효과가 명확히 드러났고, 단순 비용 절감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넘어 영업력과 시장 신뢰 회복까지 동시에 이뤄냈다는 평가다.

권 부장은 “재무구조 개선과 신규 고객 확보가 동시에 이뤄졌다”며 “경영진과 치열한 고민과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신규 고객사를 다수 발굴했고, 투자 전 대비 매출액은 500억 원 이상 증가했으며 핵심 고객사 의존도는 30%포인트(p) 이상 감소하는 등 밸류업을 성공적으로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텍 기업 큐리언트는 현금흐름이 안정적이지 않고 연구개발(R&D) 성과의 불확실성이 큰 산업 특성상, PE가 단독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였다. 키스톤PE는 SI와의 동반투자를 통해 기술·자금 리스크를 분산하고, 연구개발이 끊기지 않도록 유동성을 공급하는 전략을 택했다. SI인 동구바이오제약과 손잡고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R&D 지속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권 부장은 “유동성 공급의 의미가 컸다”며 “이후 회사는 대주주의 안정적인 지원 아래 성공적인 R&D 성과를 지속 발표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며 “과거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텍 회사 하나를 잃었을 수도 있었던 만큼 뜻깊은 투자”라고 말했다.

SI와의 동반투자…특정 산업에 갇히지 않는 제네럴리스트(Generalist) 전략

▲공평근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이사가 서울 여의도 키스톤PE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공평근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이사가 서울 여의도 키스톤PE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키스톤PE는 단독 바이아웃보다 SI와의 동반투자 비중이 높은 하우스다. 이는 단순한 협업이라기보다 위험 관리와 안정성 확보를 위한 구조에 가깝다. R&D 기반의 혁신 성장 산업은 구조와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고, 시장 변동이 재무지표에 곧장 반영되기 쉽다. 이같은 섹터에 PE가 단독으로 접근하면 산업 이해 부족, 기술적 한계, 정보 비대칭성이 투자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이때 SI는 산업 전문성·기술·네트워크를 제공하며, PE가 단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산업적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인수 후 통합(PMI) 과정에서 사업계획 검증, 영업 네트워크 확장, 기술적 의사결정 등에서 SI의 개입은 밸류업 속도를 단축시키는 장치로 작동한다.

공 이사는 “어떤 PE도 모든 산업에서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다”며 “특정 산업의 경우 해당 업종에서 근무한 전문가인 SI와 협력하는 편이 기업 성장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고, 동시에 SI의 가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30년 이상 쌓은 키스톤 경영진의 네트워크와 신뢰는 SI 측이 키스톤을 ‘안정적 파트너’로 인식하게 만드는 기반이 되고 있다.

권 부장은 SI 동반투자를 “다운사이드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정의했다. 성공적인 단독 바이아웃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SI의 동반투자는 하방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기업가치 제고가 훨씬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다"며 "결국 리스크 헷지와 수익률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키스톤PE는 A 딜을 진행하면서 투자 대상 회사와 사업적 시너지가 예상되는 여러 산업군과 주요 기업을 리스트업한 뒤, 운용역들의 네트워크와 콜드콜을 총동원해 SI를 참여시키는 작업을 수행한 바 있다. 권 부장은 “요즘처럼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안정성을 중시하며 크레딧 투자가 부상하는 환경에서는 SI 소싱력과 네트워크에 강점을 가진 하우스의 경쟁력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스톤PE는 동시에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빠르게 이해하고 진입하는 제네럴리스트(Generalist) 전략을 지향한다. 2012년 설립 이후 조선·자동차 부품·금융 산업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업종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바이오, 2차전지, 인공지능(AI) 등으로 투자 스펙트럼을 확장해 왔다. 특정 산업에 갇히지 않고 생소한 분야라도 밸류업 가능성이 분명하면 과감히 접근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공 이사는 “시장 구조가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는 특정 산업의 ‘한 우물형’ 전문가보다 새로운 기회를 빠르게 이해하고 검증할 수 있는 제네럴리스트의 역량이 더 중요해지는 순간이 많다”며 “딜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다소 생소한 분야나 산업이라도 검토하고, 자신감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부장은 “PE 업계 내 다소 생소한 섹터라도 구조화와 SI 네트워크를 통해 리스크를 조정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며 투자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단기 트렌드를 좇기보다 개선 여지가 큰 기업을 중심으로 보는 시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E는 결국 사람의 업이다”…탄탄한 성장곡선의 배경

▲권순조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부장이 서울 여의도 키스톤PE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권순조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부장이 서울 여의도 키스톤PE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키스톤PE는 이러한 구조와 전략을 바탕으로 누적 운용자산(AUM) 1조2000억 원, 13개 펀드의 운용 IRR(내부수익률) 20%에 달하는 성과를 기록하며, 13년차 업력의 독립계PE 하우스로는 드물게 안정적인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구조조정 딜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AI·모빌리티·반도체 등 혁신 산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현재 결성 중인 4호 블라인드 펀드는 기존 3호 펀드 전략을 확장해, AI 산업의 필수 기반인 미래차·반도체 등 혁신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혁신 산업 자문단’을 구성해 딜 발굴과 심사, 사후관리 전 과정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미 주요 기관들로부터 출자 확약(LOC)을 확보했으며, 확보된 딜 파이프라인의 신속한 집행을 위해 내년 초 1차 클로징을 완료하고 상반기 내 2000억 원 규모 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사람은 후배 운용역에게 공통적으로 ‘주도성과 인간관계’를 강조했다. PE는 신입 때부터 각자의 몫을 기대하는 업이면서, 현장을 통해 배우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공 이사는 투자 판단 기준을 “내 돈이라면 과연 투자할 것인가”라고 요약하며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책을 제시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 부장은 “호기심과 끈질김,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가 핵심”이라며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투자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결국 PE는 사람의 업”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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