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이마트24 마곡프리미엄점’. 3일 문을 연 이 점포는 기존 이마트24 매장과는 외관부터 확연히 달랐다. 샛노란색이던 기존 간판은 주황에 가까운 색상으로 교체됐고, 전면에는 새 슬로건 ‘올데이 하이라이트(Allday highlight)’가 함께 새겨져 있었다. ‘고객의 일상 속 모든 순간을 더욱 빛나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매장 내부 역시 전체적으로 젊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명이 다소 어둡다는 평을 들었던 만큼, 따뜻한 톤으로 바꿔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더했다.
이마트24는 약 8년 만에 리브랜딩과 점포 표준 모델 개편에 나섰다. 2017년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간판을 바꾼 이후 사실상 첫 전면 브랜드 리뉴얼이다. 마곡프리미엄점은 향후 신규 출점과 기존 점포 리뉴얼 모두에 적용될 ‘프로토타입 매장’으로, 이마트24가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점포 혁신 전략의 신호탄이자 일종의 ‘모델하우스 점포’다.
이마트24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GS25, CU, 세븐일레븐 등 이른바 편의점 ‘3강’ 체제 속에서 후발주자 이미지를 벗고 추격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점포 수 등에서 열세인 만큼, 단순 출점 경쟁이 아니라 ‘포맷 혁신’과 ‘상품 경쟁력’을 앞세워 정면 승부에 나선 것이다.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은 ‘라이브 플레이그라운드’ 존이다. 새롭게 업데이트 되는 신상품과 트렌디한 상품을 한데 모아 구성한 공간이다. 과거 편의점이 주력상품·스테디셀러 위주의 고정된 레이아웃을 유지했다면, 이곳에서는 기존 공식을 과감히 뒤집었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이마트24만의 차별화 상품을 가장 먼저 마주하도록 설계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특히 매장 내에서 가장 노출 효과가 높은 앤드캡(End Cap·진열대 끝 모서리 코너)은 ‘셰프 라인업’, ‘디저트의 신세계’ 같은 문구로 꾸며져 있다. 조선호텔 손종원 셰프 등과 협업해 만든 프리미엄 도시락과 간편식, 초코카스테라 카다이프 모찌 같은 디저트 신상품이 이 공간을 채웠다. 이곳에선 매달 새로운 상품을 바꿔 선보인다.
커피·스무디를 판매하는 투고 카페(To-Go Cafe)와 간단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도 이어진다. 아메리카노는 1300원 수준이지만, 라떼는 2000원, 말차라떼는 2500원으로 책정해 3500원대 라떼를 파는 저가커피 카페와 비교해 경쟁력을 갖췄다고 매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매장에는 스타벅스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커피 머신을 설치했다. 바로 옆 라면 진열대도 이색 상품과 재미 있는 문구로 재미를 더했다. 이마트24는 내년 1분기 라면 특화 매장을 여는 것도 구상 중이다.
또 다른 공간인 ‘프레시레인(Fresh Lane)’은 냉장·냉동·주류·음료·디저트·신선식품을 직선형으로 연결한 공간이다. CVS에센셜은 스테디셀러상품, 생활서비스(택배) 등 필수 주력 상품군을 진열한 곳이다. 최근 편의점의 가성비 뷰티 채널로 떠오르면서 화장품도 판매했다.

이마트24는 10월 말 상품과 패키지도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이마트24는 올해 도시락·삼각김밥·샌드위치·햄버거·김밥 등 FF(프레시푸드) 전 카테고리를 전면 리뉴얼했다. 기존에 검정색 포장이 많았던 FF·디저트 패키지는 흰색 위주로 바꿨고, 스타 셰프 라인업과 협업 상품을 늘려 ‘편의점 간편식은 가성비’라는 이미지를 넘어 ‘맛과 경험’까지 잡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체 브랜드(PL) 전략도 강화된다. 이마트24는 이미 노브랜드 400여 종을 운영 중인 데 더해, ‘옐로’라는 자체브랜드(PL)로 ‘재미있는 맛’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마트24 본사 주소를 딴 ‘성수310’ 음료 시리즈, 신세계L&B와 협업한 와인 브랜드 ‘코모(COMO)’ 등은 신세계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활용한 대표 사례다.
이번 프로토타입 매장은 인테리어와 MD를 바꾸는 것을 넘어, 가맹점 수익성 개선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이마트24는 올해 400개 차별화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내년에는 6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차별화 상품에 대해서는 100% 폐기 지원, 신상품 인센티브 확대, 전 점포 대상 시식용 지원 등의 정책을 병행해 가맹점주의 발주 부담을 줄이고 있다. 본사가 아무리 상품을 밀어도 경영주가 발주하지 않으면 점포에 깔리지 않는 구조를 고려한 조치다.
이마트24는 이번 마곡프리미엄점을 시작으로 서울·인천·대전·광주·대구 등 전국 권역별 랜드마크 입지에 연내 7개 프로토타입 점포를 확대하고, 내년부터는 신규 오픈 예정인 연 650개가량 점포에 프로토타입 요소를 단계적으로 적용해 점포 혁신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마곡프리미엄점을 비롯해 연내 오픈 예정인 7개의 권역별 프로토타입 매장에서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경영주를 초청해 상품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성민 이마트24 뉴모델 TF팀장은 “내년부터 좀 더 공격적으로 점포 확장에 나서는 것으로 구상 중”이라면서 “최근 성수동에 오픈한 플래그십 매장도 4개 더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