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準)강남’으로 불리는 경기도 과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국민 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 가격은 30억 원대를 기록했다.
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1년(2024년 9월~2025년 10월) 과천 아파트값은 22.7% 올라 전국 시‧군‧구 중 1위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20.4%)보다 높았을 뿐 아니라 서울 평균(9.3%)보다 상승폭이 2배 이상 컸다. 성남 분당구도 14.9% 오르며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나 과천과 비교하면 약 7%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과천 집값 질주는 지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기준 과천시 집값은 전주보다 0.4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0.21%)·강남구(0.19%)·송파구(0.33%)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민 평형 시세도 30억 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2020년 입주한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84㎡는 10월 28억 원, 프레스티어자이(2027년 입주 예정) 전용 84㎡ 입주권은 9월 25억7000만 원대 거래가 이뤄졌다. 재건축을 앞둔 ‘주공10단지’ 전용 83㎡는 10월 28억500만 원에 매매됐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에도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157㎡는 지난달 29일 33억75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7개월 전보다 3억2500만 원 오른 수준이다. 힐스테이트과천중앙 전용 84㎡는 지난달 7일 12억 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과천은 경기권에 속하지만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고 재건축·재개발 호재가 겹치며 집값 상승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상승 전환할 때 성남 분당구와 과천시의 시세가 함께 급등하는 ‘커플링 효과’도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남-과천-분당 ‘삼각 벨트’의 동반 상승세는 탄탄한 실수요가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 강남과 테헤란로의 대기업과 스타트업, 판교 테크노밸리의 IT·BT 기업, 과천 지식정보타운으로 이어지는 첨단 산업 라인이 형성되면서 고소득 근로자들의 주거 수요가 이 세 곳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과천 집값 상승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과거 정부청사 세종 이전으로 한동안 힘이 빠졌지만 입지 경쟁력이 워낙 좋아 판교와 함께 다시 상위 주거지로 자리 잡았다”며 “행정구역은 경기도지만 실질적 생활권은 서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급으로 평가되는 만큼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비사업이 계속되는 것도 가격 오름세를 뒷받침할 요인으로 꼽힌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정비사업이 끝나면 또 다른 정비사업에 단지가 착수하는 방식으로 개발성이 유지돼 투자 수요가 꾸준히 유입될 수밖에 없다”며 “도시 규모가 작아 정비사업 기획과 실행이 한 도시 안에서 이뤄지다 보니 사업 추진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고 남은 정비사업들이 실제 진행될 가능성이 커 향후에도 투자처로서 매력도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