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브로이맥주는 코넥스 상장폐지 위기
"프리미엄 수제맥주, 높은 가격대에 경쟁력 잃어"

수제맥주 시장이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제조사들이 회생절차를 개시한 후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오고 있다. 다만,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 맥주보다 가격대가 높은 수제맥주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은 M&A 공고를 냈다. 매각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자본을 유치하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딜로이트안진은 이달 12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같은달 15~19일 예비실사를 거쳐 26일 오후 3시까지 입찰 서류를 수령할 예정이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2016년 서울 성수동에 양조점과 펍을 열면서 설립된 수제맥주 제조사다. '진라거', '에반윌리엄스 하이볼' 등을 대표 제품으로 두고 있으며, 2021년 8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투자유치 당시 기업가치는 32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올 8월부터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회생법원에 따르면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최대주주는 김태경 대표로 지분 25.19%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알토스 코리아 오퍼튜니티티 펀드 16.19% △일신홀딩스 8.93% △하나혁신벤처스케일업펀드 8.25% △카카오인베스트먼트 6.2% △새한벤처펀드 3.91% △일룸 1.63%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회생절차를 밟은 이유는 실적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지난해 매출액 40억 원, 영업손실 20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2023년 매출액은 각각 30억 원, 41억 원이며 영업손실은 23억 원, 20억 원을 기록했다. 매해 순손실도 쌓이면서 미처리결손금은 140억 원까지 쌓인 상태다. 2022년 말 69% 수준이었던 부채비율은 172%까지 증가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매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제맥주 시장이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GS25의 수제맥주 매출 신장률은 2019년 350% 수준이었지만 2022년 76%로 급감했고, 지난해는 0.1% 수준으로 떨어졌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 외에도 수제맥주 기업들은 힘든 상황이다. '곰표맥주'로 유명한 세븐브로이맥주는 올 6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코넥스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받고 개선 기간을 부여받은 상황이다. 세븐브로이도 스토킹호스 방식의 인가전 M&A를 추진 중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가격이 붙은 수제맥주의 경쟁력이 한국에서는 많이 잃은 상황"이라며 "라면 등 수제맥주 외 제품군들도 프리미엄으로 마케팅을 벌였다가 매출이 안 나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