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V 성장률 둔화 우려 지속
ESS 시장 초기…수익성 시차
리튬 가격 상승 수혜 기대감

올해 4분기 들어 반등하던 이차전지 관련주가 11월 들어 다시 하락하고 있다. 전기차 업황 부진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4.97% 떨어졌다. 지난달 32.20% 상승하며 KRX 테마 지수 상승률 상위 4위에 올랐다가 하락률 상위 8위로 밀렸다. 종목별로는 LG에너지솔루션(-7.93%), 에코프로비엠(-6.25%), 삼성SDI(-5.43%), 에코프로(-5.11%), 포스코퓨처엠(-5.31%) 등 낙폭이 두드러졌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전망이 이어지며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LS증권에 따르면 올해 이차전지 수요 비중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72%이며 에너지저장장치(ESS·18%)가 그 뒤를 이었다. 전기차에서 비롯된 배터리 수요는 2021년 106%에서 내년 23%, 2027년 26%로 각각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이차전지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순수전기차(BEV) 성장률 둔화가 두드러진다는 점이 주목된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2019~2024년 BEV 연평균성장률(CAGR)은 48.2%에 달했지만 2025~2030년 예상 CAGR은 13.6%로 급격한 성장률 둔화 전망을 엿볼 수 있다”며 “이차전지 수요 성장이 EV 판매량 증가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ESS 시장은 이차전지 산업에 기회로 여겨지고 있지만, 성장 초기 단계라 그 수혜가 가시화하기까지 시차가 존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 ESS 시장 배터리 수요는 EV 대비 4%에 그치고 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와 해외우려기관(FEOC) 규제 강화 등 중국 견제책으로 미국 내 생산능력을 갖춘 한국 업체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이런 기대가 단기간에 과도하게 선반영 됐는지는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리튬 가격 반등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여지가 남았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리튬 가격은 kg당 89.00위안으로 지난달 24일(76.10위안) 대비 16.95% 뛰었다. 중국 당국이 리튬 과잉 생산을 조절하겠다는 의지를 비치며 자국 기업의 채굴 허가 갱신을 미루는 등 조치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급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리튬 가격은 이제 완만한 반등의 초입 단계에 들어섰다고 판단한다”며 “적어도 리튬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하락과 이에 따른 대규모 재고평가손실 구간이 종료됐다는 점에서 양극재와 리튬염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