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부터 시트콤까지 '거침없이 직진순재'⋯'영원한 꽃할배' 이순재 영면

입력 2025-11-2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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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작만 140편⋯한국 드라마 역사 관통한 배우
예능서 '직진순재' 별명 얻으며 대중적 모습 보여
"연기를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

▲배우 이순재. (연합뉴스)
▲배우 이순재. (연합뉴스)

연극부터 사극, 시트콤과 예능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활동하며 국민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배우 이순재 씨가 25일 새벽 91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평생을 연기 하나로 살아온 고인은 말년까지 무대와 TV를 오가며 현역 최고령 배우로 활동해 왔다. 지난해 건강 문제로 활동을 멈추기 직전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와 KBS 드라마 '개소리'에 출연하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고인은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났다. 네 살 때 서울로 이주해 성장했고, 이후 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시절 영화 '햄릿'을 본 뒤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데뷔했고, 1965년 TBC 1기 전속 배우로 자리하며 활동 범위를 넓혔다.

고인의 연기 활동은 한국 드라마 역사를 관통할 정도로 방대하다. △동의보감 △목욕탕집 남자들 △야인시대 △토지 등 출연작만 140편이 넘는다. 특히 90년대 초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대발이 아버지'로 불리며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다.

1999년부터 방영된 드라마 '허준'에서는 유의태 역할을 연기하며 강인하면서도 따뜻한 인상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밖에도 '상도'와 '이산' 등의 사극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쳤다.

또한 '무자식 상팔자', '그래, 그런 거야' 등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에서 가부장적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할아버지 캐릭터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70대 이후 고인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일명 '야동순재'로 불리며 전 세대로부터 고른 인기를 얻었다. 이 같은 인기로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배우 이순재. (연합뉴스)
▲배우 이순재. (연합뉴스)

아울러 나영석 PD가 연출한 예능 '꽃보다 할배'에서 특유의 체력과 추진력으로 '직진 순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방송에서 고인은 "나이 먹었다고 주저앉아서 어른 행세하고, 대우받으려고 하면 늙어버린다. 아직도 한다고 하면, 하면 되는 거다. 인생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쭉 가면 되는 것"이라며 자신을 한계에 가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연극으로 데뷔한 만큼 무대 활동도 꾸준히 이어졌다. △세일즈맨의 죽음 △장수상회 △앙리할아버지와 나 △리어왕 등 다양한 작품에 참여했다. 특히 2021년 '리어왕'에서는 200분 공연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노배우의 저력을 보여줬다. 2023년에는 희곡 '갈매기'를 무대에 올리며 첫 연출에도 나섰다.

정치권 경험도 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의정 활동을 했고 이후 연기 현장으로 돌아왔다. 고인은 최근까지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후배 양성에도 힘썼다.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생애 첫 대상을 받은 고인은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라며 노배우들에게 공로상을 주는 관행에 일침을 놓기도 했다. 평생 한국 대중문화의 중심에서 활약해 온 고인의 여정은 긴 시간 깊은 자취를 남긴 채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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