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악성코드 감염에도 보고 없이 은폐…"심각성 인지하지 못해"

입력 2025-11-2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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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지난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서버가 악성코드 'BPF도어'(BPFDoor)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당국은 물론 대표이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정보보안단 내부에서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 의원실이 K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는 감염 인지 시점과 내부 의사결정 과정이 상세히 담겼다.

최민희 의원은 "KT의 담당 부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도 법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는 취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감추는 데 급급했다" 며 "책임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최민희 과방위원장실이 K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4월 11일 KT 정보보안단 레드팀 소속 A 차장은 '기업 모바일서버에서 3월 19 일부터 악성코드가 실행 중에 있다는 사실'을 담당팀장인 B 에게 메일로 보고하고, 보안위협대응팀 소속 C 차장에게도 공유했다.

같은 날 C 차장은 정보보안단장인 문상룡 CISO 와 당시 담당이었던 황태선 담당(現 KT CISO) 등에게 "현재 사업부서별 긴급 취약점 조치, 개별 적용 중"이라며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이후 KT 정보보안단은 4월 18일 서버 제조사에 백신 수동검사와 분석 시행을 '긴급 반영 요청'했다. 하지만 정보보안단 내부에서 악성코드에 대한 대응이 ‘ 긴급 ’ 하게 이뤄진 것에 비해 , 회사 경영진에 관련 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최 의원실의 설명이다.

KT 측은 "4월 18일 문상룡 단장과 모현철 담당이 당시 정보보안단 소속 부문장(오승필 부사장)과 티타임 중 구두로 ‘변종 악성코드가 발견됐다’는 상황을 간략히 공유했다"면서도 "다만 오승필 부사장은 일상적인 보안상황 공유로 인식하였을 뿐, 심각성을 인지하지는 못했다"고 답변했다. 경영진에 대한 제대로 된 보고가 아니라 티타임 중에 지나가는 말처럼 악성코드 발견을 얘기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침해사고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기존에 겪어보지 못한 유형의 악성코드에 대한 초기 분석 및 확산 차단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신고 의무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조치 역시 정보보안단 내부 결정으로만 이뤄졌다. KT 는 5월 13일부터 스크립트 기반의 점검(악성코드 점검 툴)을 최초 시행 후 , 6월 11일 전사 서버로 확대 시행하해 7월 31일까지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 스크립트 기반 점검은 악성코드 탐지용 스크립트를 서버에 일괄 실행해 수십~수백 대 시스템을 자동으로 동시에 점검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감염 여부 · 이상 행위를 체계적으로 식별할 수 있다.

이 과정은 CISO 로 승진한 황태선 담당의 지휘로 이뤄졌는데 이 과정에 대해 KT는 “5월 2일 황태선 단장과 모현철 담당은 오승필 부사장과의 티타임 중 구두로 ‘변종 악성코드가 다수 발견돼 스크립트 기반의 점검이 필요함’ 을 공유했다” 며 “다만 오승필 부사장은 당시 일상적인 보안점검의 일환으로 인식했을 뿐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KT는 이 과정에서 침해사고 신고 여부 등을 판단할 회의는 단 한차례도 열지 않았다고 밝혔다 .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겪어보지 못한 변종 악성코드 로 인해 개인정보가 저장된 서버를 포함한 총 43 대의 서버가 감염됐음에도 관련 내용을 대표이사에게 보고하지도 KISA 에 신고하지도 않고 정보보안단 내부에서 은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그러면서 "KT 의 이번 BPFDoor 감염사고 은폐 사건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정보보안 관리 시스템이 무너져있음을 단적으로 증명한 사례" 라며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면 5G, 6G 를 선도해온 통신강국의 위상조차 흔들리게 되고 AI 강국으로의 도약도 위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이어 "겪어보지 못한 변종 악성코드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며 차 한 잔 나누는 담소거리로 삼은 것은 충격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며 "과기부는 KT 에 대해 위약금 면제, 영업정지, 수사 의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책임을 묻고 바로 잡아야 할 것이며 KT 는 스스로 전면적인 쇄신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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