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전에 플레이 금지"⋯침착맨도 과몰입한 게임의 정체 [솔드아웃]

입력 2025-10-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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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제 되는 패션·뷰티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자신의 취향, 가치관과 유사하거나 인기 있는 인물 혹은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사는 '디토(Ditto) 소비'가 자리 잡은 오늘,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눈길이 쏠린 곳은 어디일까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시간을 순식간에 훔쳐 가는 게임이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전개에 "조금만 더"를 외치다 보면 어느새 새벽을 맞이하게 되는, 이상하게 빠져드는 게임인데요.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는 게임의 이름은 '성세천하: 여제의 탄생'(이하 '성세천하')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도 아닌데 캐릭터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사실 이 게임은 풀모션 비디오(FMV) 게임으로, 초고화실 실사 영상으로 제작됐습니다. 배우들을 기용한 만큼 생생한 장면, 고조되는 긴장감이 가장 큰 특징이죠.

다만 이는 '성세천하' 매력의 극히 일부인데요. "중국 드라마는 안 봐도 이 게임은 한다"는 호평도 나온 상황입니다.

▲(출처='성세천하' 공식 X)
▲(출처='성세천하' 공식 X)

몰입도 최고 '궁중 암투극'…'성세천하' 인기 이유는

중국 소재 인터랙티브 FMV 게임 개발사 뉴 원 스튜디오가 제작한 '성세천하'는 실제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 500분 분량의 영상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름 없는 궁녀인 플레이어의 목표는 단 하나. 당태종 황궁의 권력 구도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건데요. 매 순간 주어지는 선택지에 따라 다음 장면이 완전히 달라지면서 생존 혹은 사망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펼쳐칩니다. 100개 이상의 분기형 스토리, 실제 역사에 기반을 둔 풍성한 서사를 자랑하죠.

스토리는 '측천무후'라 불린 중국 유일의 여황제 무측천의 일대기를 모티프로 하는데요. 역사 고증을 따른 전기는 아닙니다. 사랑과 배신, 음모와 생존이 교차하는 궁중 정치 서사가 '막장 궁중 암투극'마냥 전개되는데요. 주변 인물들의 질투와 시기, 은밀한 동맹이 이어집니다. 플레이어는 때로는 냉정하게, 때로는 감정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죠. 잘못된 선택 한 번이 독배를 마시거나 유폐되는 결말로 이어져 섣부른 선택은 삼가야 합니다. 플레이 후기에서는 '죽는 게 콘텐츠'라는 농담도 오갈 정도로 플레이어가 쉽게 죽곤 합니다.

시각적 완성도 역시 '성세천하'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힙니다. 화려한 세트와 실제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 연기가 한데 어우러지며 인기 중국 드라마 급의 영상미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캐릭터들의 화려한 의상과 메이크업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플레이어의 메이크업이 진해지는 설정도 '맛집'(?)이라는 호평이 나옵니다.

게임의 몰입감은 시각적인 요소를 넘어 감정선으로 이어집니다. 선택 결과를 반영해 플레이어의 성향을 분석하는 '성격 리포트', 캐릭터 인기 투표, 수집형 아이템 시스템 등은 플레이 이후에도 유저가 세계관에 머물도록 유도하죠.

▲(출처='성세천하' 공식 X)
▲(출처='성세천하' 공식 X)

입소문이 만든 흥행, '마이너 장르'의 붐

'성세천하'의 인기는 비주류 장르의 반전 서사로도 읽힙니다. 실사 영상 기반의 FMV 장르는 전통적으로 코어 유저층에 국한돼 왔는데요. 미리 제작된 영상 위주로 구성돼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요소가 제한적인 터라 자율도가 떨어집니다. 실사 영상 촬영과 편집에 큰 비용과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요. 자칫하다간 완성도가 떨어져 몰입까지 방해받는 리스크가 뒤따르기 쉽습니다. 액션, RPG, 슈팅 장르처럼 플레이어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미션 수행을 유도하지 않아 대중화에도 제약이 있습니다. 이런 탓에 높은 퀄리티의 인터랙티브 게임 풀 자체가 좁은데요. 이전에 국내에서 입소문을 탄 게임이라고 하면 '신도불량탐정' 정도랄까요.

하지만 '성세천하'는 현실감 있는 배우 연기와 선택형 서사의 조합, 4K까지 지원하는 영상으로 인기를 끄는 데 성공했습니다. 침착맨, 풍월량 등 인기 스트리머들이 플레이하면서 더욱 이름을 알렸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스트리머 플랫폼을 타고 확산했죠.

24일 오후 기준 한국 스팀 베스트 셀러 10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간 차트(10월 14~21일)에서도 41계단 뛰어오른 36위에 올랐고 평점 역시 '매우 긍정적'(94%)을 기록하고 있죠. 보는 재미와 하는 재미를 동시에 잡은 건데요. 유튜브 하이라이트 영상 등 파생 콘텐츠까지 활발히 제작되고 있어 꾸준한 순위 상승도 기대해볼 법합니다.

흥미로운 건, 이런 열풍이 '참여형 콘텐츠'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플레이어는 단순한 소비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직접 선택하고 반응하며 서사를 완성하는 또 하나의 연출자가 됩니다. 선택 장면을 클립으로 편집하거나 공략을 공유하는 이용자들도 늘고 있죠. 시청자와 플레이어의 경계가 흐려진 새로운 형태의 참여 문화가 '성세천하'를 더 오래 살아남게 하는 원동력으로 꼽힙니다.

▲'성세천하' 플레이 장면.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성세천하' 플레이 장면.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국에도 온다고?…일각선 정서 배반 우려도

'성세천하' 인기가 국내에서 꾸준히 이어지면서 게임 측은 한국 내 오프라인 행사도 예고한 상황입니다. 22일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국 플레이어들을 '샤라웃'하면서 "11월, 저희가 한국으로 찾아간다. 진심을 담은 깜짝 선물과 함께 여러분을 만나 뵐 예정"이라며 "꼭 방문해 주셔서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죠.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팝업스토어 형식을 통해 실제 세트나 의상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습니다.

FMV 게임이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하는 건 드문 사례로, 팬덤 문화화의 초기 움직임으로도 해석됩니다. 실로 '성세천하'는 현재 2부를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많은 시선이 쏠린 만큼 발매와 동시에 스트리머들의 플레이 영상과 후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동북공정' 논란이 언급되기도 했는데요. '성세천하' 측이 한국 플레이어들에게 감사를 전한 X 게시물 해시태그에 '#한푸'가 포함되면서 의문을 불렀던 겁니다. 해당 글은 삭제된 후 다시 게재됐는데요. '#한푸' 해시태그 역시 지운 모습이었죠.

또 일각에서는 한정된 인터랙션이 서사 몰입을 제약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각 선택지마다 다채로운 결말을 낳는다기보다는 '잘못된' 선택이 많아 즉각적인 게임 오버로 이어진다는 건데요. 이는 인터랙션 게임의 특이점이자 한계와도 같은 맥락에 있는 비판이죠.

그럼에도 '성세천하'는 영상 퀄리티와 배우들의 연기, 정치극 서사의 긴장감으로 적지 않은 유저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궁중 서사와 인터랙티브 구조의 결합은 게임이 감정의 서사를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는데요. 다음 달 진행될 행사를 기점으로 '성세천하'가 '반짝 흥행'을 넘어 탄탄한 팬덤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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