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3구 등 서울 주요 지역을 포함한 서울 전체에서 정비사업 시 대형 건설사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 알짜 입지에서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고, 중견 건설사들은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밀려나는 추세다.
1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입주를 완료했거나 예정 중인 아파트 단지 중 시공순위 10위권 밖 건설사가 시공한 단지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은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SK에코플랜트·HDC현대산업개발 등이다.
실제로 강남 지역에서는 2월 ‘아크로삼성(419가구·DL이앤씨)’, 6월 ‘메이플자이(3307가구·GS건설)’, 11월 ‘청담르엘(1261가구·롯데건설)’·‘래미안원페를라(1097가구·삼성물산)’, 12월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가 수주한 사업이 입주를 마쳤거나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강남 지역 뿐만 아니라 여의도 등 주요 지역에서도 10대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재건축 및 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아파트(912가구)’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5월 동작구 ‘이수 극동·우성2,3단지(3987가구)’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서울 전역에서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정비사업이 이뤄지는 추세다. 올해 입주를 마쳤거나 입주를 앞둔 정비사업 물량 중 시공순위 10위권 밖 중견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단지는 은평구 ‘새절역두산위브트레지움(두산건설)’, 영등포구 ‘양평동동문디이스트(동문건설)’, 은평구 ‘은평뉴타운디에트르더퍼스트(대방건설)’, 구로구 ‘천왕역모아엘가트레뷰(혜림건설)’ 등 4곳뿐이다. 다만 이들 단지는 모두 서울 외곽 지역에 위치했다.
10대 건설사가 시공한 단지는 그렇지 않은 단지보다 청약 경쟁률도 훨씬 높았다.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청약자 수 상위 10개 단지 중 8곳은 10대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자 수 1위를 기록한 단지는 서울 송파구 ‘잠실르엘(롯데건설)’로 1순위 청약에 6만9476명이 몰려 631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달 초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삼성물산)’의 경우 230가구 일반분양에 5만4631명이 접수해 237.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경기 평택 ‘브레인시티 비스타동원'(동원개발)’은 1577가구 모집에 52명만 접수, 경쟁률이 0.03대 1에 불과했으며 부산 ‘해링턴플레이스 명륜역(진흥기업)’도 경쟁률이 0.51대 1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중견건설사들은 가로주택정비사업, 모아타운 등 소규모 정비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한신공영은 금천구 시흥1동 모아타운(A-1·A-2구역, 780가구)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지난 8월 호반건설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 144-20번지(368가구)에서, 6월 우미건설은 상봉역5구역(324가구)에서 각각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동부건설 또한 비슷한 시기 금천구 시흥동 일대 석수역세권 모아타운 1·2·3구역(576가구), 천호동 145-66번지(242가구) 등 소규모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강남 등 알짜 입지에서 재건축 수주전을 벌이는 대형 건설사들의 이야기는 다른 세상 이야기나 다름 없다”며 “중견 건설사는 브랜드 인지도와 자금력에서 상대가 안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모아타운 등 소규모 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