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4년까지 10년 더 상표에 대한 권리 보유
당장 재진출보다 재진출을 위한 법적 틀 마련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현대자동차가 현지에 등록했던 주요 상표 권리를 10년 더 연장했다. 현지 조립공장 매각 때도 이를 재매입할 수 있는 '바이백'을 조건으로 내걸었던 바 있다. 상표권 연장 역시 당장 '재진출' 하려는 신호보다는 러시아 사업 재개를 위한 여지를 남겨놓은 행보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러시아 지식재산서비스(로스파텐트)'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가 이달부터 2034년까지 로고를 포함한 상표들을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대차는 러시아에서 자동차와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생산, 판매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로스파텐트 조회 결과 이번 상표 등록은 새로운 상표권을 신청한 것이 아닌 기존 상표 10여 가지에 대한 권한을 10년 더 연장한 것으로 확인된다. 8월 현대차가 직접 상표권 연장을 신청했고, 연장 등록은 사흘 전인 14일에 결정됐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에 등록한 주요 상표에 대해 2034년까지 권한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단순한 방어적 등록일 수 있으나 언제든 재진출할 수 있는 '법적 틀'은 유지할 것이라고 리아노보스티는 설명했다.
자동차기업들은 특정 모델의 상표ㆍ디자인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고 이를 일정 기간마다 재등록한다. 1976년 출시한 현대차 고유모델 포니(Pony)에 대한 상표권을 주기적으로 연장해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의 이번 상표등록 연장이 러시아 공장 재매입 가능 시한을 한 달여 남긴 가운데 이뤄져 관심이 쏠린다. 앞서 현대차는 2023년 12월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지분 100%를 매각하고 러시아 시장을 떠났다.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대차가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을 내걸어 1만 루블(약 14만 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해 러시아 시장을 공략했으나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하고 서방의 제재를 받게 되면서 부품 수급 문제로 같은 해 3월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