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업들이 안전보건·정보보호·공급망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리 체계를 외형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나, 실제 위험 통제 및 성과 측면에서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제표준화기구(ISO) 등 관련 인증 보유 기업 수가 증가했음에도 산업재해·정보유출 사고 등 부정적 사건이 확대되면서 기업의 공시 정보와 현장 실행력 간 괴리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국내 1299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하반기 ESG 평가’에서 안전보건경영시스템과 정보보호 인증 보유 비율이 각각 54.1%, 32.0%로 큰 폭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산업재해 감점 사례는 전년 88건에서 148건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자산 2조 원 이상 대기업에서 사고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관리 체계 구축과 공시 확대만으로 ESG 리스크를 예방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ESG가 ‘외형 경쟁’ 단계에서 ‘실행력 검증’ 단계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역시 기업이 어떤 시스템을 갖췄는지보다 그 시스템이 현장에서 실제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흐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서스틴베스트는 환경·사회·지배구조 전 영역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상장사 100곳을 ‘ESG Best Companies 2025 하반기’로 선정해 발표했다. 자산규모 2조 원 이상 기업군에서는 현대홈쇼핑·현대백화점·유한양행 등이, 5000억 원~2조 원 미만에서는 HK이노엔·현대그린푸드·동아ST·하림 등이, 5000억 원 미만에서는 동일고무벨트·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이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