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업계가 경영 전반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며 기존 유통 공식이 뒤바뀌고 있다. 매장 운영, 마케팅, 원가 관리, 고객 경험 등 대부분의 프로세스가 AI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백화점·대형마트·식품·패션·이커머스 전 채널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7월부터 생성형 AI 기반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를 전국 현대백화점‧아울렛 점포 및 현대백화점 홈페이지에 정식 도입해 운영 중이다. 생성형 AI가 고객 취향에 맞춰 큐레이션해주는 AI 쇼핑 어시스턴트로, 고객의 방문 점포·매장 위치·식당·이벤트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동선 최적화 쇼핑 코스를 제안한다. 헤이디 개발을 맡은 현대퓨처넷가 각 점포의 실시간 정보를 생성형 AI가 학습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롯데마트는 4월부터 개인별 취향·식습관 분석을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하는 ‘AI 장보기’ 서비스 제타(ZETA)를 도입했고, 주류 전문몰 보틀벙커 앱에도 AI 소믈리에 기능을 추가해 와인 추천 방식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신선식품 할인율을 AI가 실시간으로 계산해 제공하는 ‘AI 신선 마크다운’을 선보이고 있다. AI가 재고 상황이나 유통기한, 판매 속도 등에 따라 최적 할인율을 설정한다. 해당 서비스를 적용한 매장에서는 폐기율 감소와 매출 개선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홈쇼핑 업계도 AI 활용 범위가 넓다. 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SK스토아·신세계라이브쇼핑은 콘텐츠 기획, 고객 응대 챗봇, V커머스 제작 등에 AI를 도입하며 기존 인력 중심 프로세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AI 발주·자동재고 관리 시스템을 본격화해 점포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커머스 분야에서는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G마켓이 가장 적극적이다. G마켓은 최근 알리바바와 협력해 검색·추천·상담 등 전 과정을 AI 기술로 전환하는 ‘AI 커머스 고도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두 회사 향후 연간 1000억 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진행해 AI 에이전트 구축할 계획이다.
식품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해 원가를 예측·관리해 원재료 수급 상황에 따른 원가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재료 시세를 예측하는 분석 시스템 ‘AI 구매 어시스턴트’를 도입했는데, 국제 곡물 가격·환율·운송비 등 글로벌 변수가 과거 대비 커진 상황에서 원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가격이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팜유의 경우, 일일 예측 정확도가 90%에 달한다. 대상그룹도 자체 AI 플랫폼을 전사에 도입, AI 플랫폼 '대상 AI'를 새롭게 도입했다. 웹 검색부터 자료 요약, 보고서 작성 등 반복적인 작업을 AI가 대신 할 수 있도록 한다. 동원그룹도 그룹 차원의 AI 경진대회를 개최하며 공급망·생산관리 등 전 영역에 AI 기반 혁신을 확산시키고 있다.
패션·뷰티 업계에서는 AI 모델이 빠른 속도로 확산 중이다. 이니스프리·더페이스샵 등 주요 브랜드들이 AI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AI 모델은 촬영, 섭외, 계약 등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