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16일 차기 대표이사 공개 모집을 마무리하면서 누가 출사표를 던졌는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다양한 인물이 하마평에 오르는 가운데, 해킹·보안 논란에 대응할 수 있도록 ‘통신 본연의 전문성’을 갖춘 내부 출신 인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에는 ‘낙하산 인사’ 논란을 피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새 대표이사 공개 모집을 이날 오후 6시까지 마무리한다. 사외이사 8인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외부 전문기관 추천 △공개 모집 △주주 추천(전체 주식의 0.5% 이상 6개월 이상 보유 주주) △관련 규정에 따른 사내 후보로 대표이사 후보군을 구성하기로 한 바 있다.
당초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 구 전 대표는 이번 공모에 참여하지 않는다. 구 전 대표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내부 인재가 선택될 때 KT의 지배구조는 비로소 단단해진다”며 “전임자가 나서는 게 바람직하지 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KT의 역사도, 문화도, 기간통신사업자의 역할과 책임도 모르는 분들은 참여를 자제해 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KT가 무단 소액결제·해킹 사태를 겪은 만큼 업계에서는 ‘통신 전문가’ 중심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 전 대표 역시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을 잘 알지만 그렇다고 AI 전문가가 KT를 이끌 대표가 될 수는 없다”며 “KT는 AI 기업이기 이전에, 국가 기간통신망을 책임지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KT 노동조합도 입장문을 통해 “최근의 네트워크 보안 해킹 사태 등 일련의 문제는 KT의 근간인 통신 본연의 기술력과 내부통제 시스템이 등한시된 결과”라며 “AI와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KT의 핵심 경쟁력인 네트워크 보안 고객 신뢰가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차기 CEO는 외풍으로부터 자유롭고 통신의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겸비해야 하며, 구성원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며 “노동조합은 구성원을 대표하여 CEO 선임 절차에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번 대표 공모 때처럼 최대주주인 현대차그룹과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최종 후보 확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선 30년 넘게 KT에 몸담은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이 유력한 차기 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박 전 사장은 구 전 대표와 김영섭 현 KT 대표 선임 당시에도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사회가 최종 후보로 확정했지만 중도 낙마한 윤경림 전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김 대표가 선임될 당시 최후의 3인에 박 전 기업부문장과 함께 이름을 올렸던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수도 언급된다. 언론인 출신이자 정보기술(IT) 전문가로 현 정부의 AI 공약을 만드는 데 참여한 박태웅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공공AX 분과장도 하마평에 올랐다.
KT 내부 또는 출신 인사로는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부사장)과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거론된다. 이밖에도 박원기 전 네이버클라우드 공동대표, 박대수 전 KT 텔레캅 대표, 김철수 전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주형철 전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 김재홍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사내·외 후보군 중 서류 및 면접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를 연내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섭 대표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이며, 4일 열린 이사회에서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