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 약속
내부 반발 진정ㆍ수익성 개선 등 과제

다음달이면 취임 1년을 맞는 양맹석 SK스토아 대표이사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SK그룹이 티커머스 계열사인 SK스토아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노동조합을 비롯한 구성원들의 반발이 크기 때문. 경력 대부분을 이동통신사에서 쌓앋온 온 양 대표는 본인의 강점인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괴 동시에 고용 보장과 제값 매각 등으로 머릿 속이 가득한 상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969년생인 양맹석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후 1996년 SK텔레콤에 입사, 20여년 가량 이동통신(MNO) 사업·마케팅, 통신 기반 신사업을 맡아왔다. 그가 그간 담당해 온 사업은 VR(가상현실)·AR(증강현실)·클라우드 및 메타버스 등이다. 티커머스 플랫폼 수장으로 오기 직전에는 SK텔레콤에서 페르소나 AI CO 부사장직을 역임했다.
그룹 내 통신사업·마케팅 귀재로 불리던 그가 커머스 계열사인 SK스토아로 자리를 옮긴 것은 작년 12월이다. 최근 국내외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AI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 고객 맞춤형 상품 제공, 마케팅 효율성 증대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취임을 계기로 SK스토어의 기술 고도화 역시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았다.
실제 SK스토아는 일찌감치 그룹사 강점에 걸맞에 신기술에 발빠르게 대응 중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생성형 AI 쇼호스트, 성우 서비스를 도입했고 업계 최초로 AI를 활용한 채널 브랜딩 영상을 제작해 선보였다. 또 티커머스 중 처음으로 AI 맞춤형 의류 사이즈 추천 서비스 '사이즈톡'을 도입하는가 하면 SK텔레콤에서 운영하는 AI 큐레이션 커머스 티딜에도 입점했다.
그의 머릿속 고민은 신사업에서 그치지 않는다. SK그룹이 비주력 자산 정리 기조와 맞물려 SK스토아 매각 카드를 8년 만에 다시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지난달 사내 공지를 통해 설로만 떠돌던 회사 매각 이슈를 공식화했다. 그는 "갑작스러운 변화로 구성원들이 느낄 수 있는 불안감에 깊이 공감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매각 진행 과정에서 고용 안정과 처우 승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재 가장 큰 숙제는 원활한 매각 작업과 직원들의 반발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다. 노조는 최근 공식 입장문을 통해 "SK스토아는 현재 티커머스를 넘어 SK 핵심사업으로 꼽히는 AI와 AI형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해 더욱 큰 성장성이 가능하다"라며 "급하게 매각하려는 의도가 SK그룹의 일방적인 계열사 줄이기에 SK스토아가 희생양이 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인수자 찾기 작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남아 있는 만큼 양 대표는 기업 수익성 개선과 경쟁력 강화 작업에도 힘을 실어야 한다. 현재 인수 희망자로는 연 매출 700억 원 규모의 패션 플랫폼 '퀸잇' 운영사인 라포랩스가 유일하다. 문제는 피인수기업인 SK스토아의 연 매출 규모가 3000억 원에 이르고 있어 인수자금 마련 방안부터 회사 운영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SK스토아 매각 이슈를 두고 2022년 연 매출 400억 원대인 스타트업 정육각이 매출 2000억 원대인 초록마을을 인수했다 최근 기업회생에 돌입한 사례 등을 재소환하면서 인수자 찾기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티커머스 기업의 경우 국내 중소기업들의 주요 판로가 되는 만큼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