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이선주 체제 출범, 애경 태광 인수 등 환경 변화도
에이피알, 3분기 최대 실적...1조 원 연매출 코앞
장기 해법은 ‘해외 시장’...4분기 블랙프라이데이·홀리데이 성수기 총력전

K뷰티의 글로벌 붐이 한창이지만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의 3분기 성적표는 엇갈렸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가 업계의 공동 목표지만, 변화한 시장 환경에 연착륙하는 과정에서 각사의 희비는 교차했다. 다만 4분기는 연말 쇼핑 시즌이라, 업계 전반의 실적 상승세가 점쳐진다.
10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전통 3강(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애경산업) 중 아모레퍼시픽만 유일하게 웃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414억 원, 영업이익 916억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7%, 41% 늘었다. 북미·유럽 등 서구권 시장에서 라네즈·설화수 등 주요 브랜드가 선전하며 수익성이 개선됐고, 중국 사업의 구조조정과 적자 해소 등의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LG생활건강은 3분기 매출 1조5800억 원, 영업이익 462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각각 7.8%, 56.5% 감소했다.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은 실적 호조를 보였지만 고강도 사업 효율화를 단행한 화장품 사업은 부진했다. 회사 측은 “뷰티 부문 재정비는 필수적인 전환 과정”이라며 “새 리더십과 함께 중장기 실적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애경산업도 전체 매출은 1693억 원으로 2.4% 늘었지만,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은 21억 원으로 전년보다 45.8% 급감했다. 생활용품 부문 매출이 꾸준했지만, 화장품 부문의 중국 의존도가 커 내수 둔화 영향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외 글로벌 시장 확대 및 디지털 마케팅 강화 등으로 브랜드 저변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흥강자 에이피알은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매출 3859억 원, 영업이익 961억 원으로 각각 122%, 253% 폭증했다. 뷰티 디바이스 ‘메디큐브 에이지알’ 시리즈가 북미, 일본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자체 온라인몰과 글로벌 직구 플랫폼 매출이 동시 성장했다. 이에 힘입어 연 매출 ‘1조 클럽’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4분기에도 뷰티업계의 공통 과제는 ‘글로벌 시장 확대’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가 전 세계적인 열풍인 데다, 내수 성장 한계는 뚜렷하다”며 “현재 기로에서어떤 성장성을 보여주는지가 향후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계속해서 2035년 연 매출 15조 원, 해외 매출 비중 70%, 프리미엄 스킨케어 글로벌 톱3 진입 목표 달성을 위해 글로벌 사업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이날 취임한 이선주 신임 대표를 필두로 뷰티 사업 재정비를 완료하고 닥터그루트, CNP, VDL, 힌스 등 MZ세대 인기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계속 강화할 방침이다.
애경산업은 당장 태광그룹과의 인수 작업을 잘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태광그룹은 K뷰티 관련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지만, 내년 2월 인수 거래 종결까지 안심할 수 없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본계약 체결 후 관련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며 “인수와 별개로 수익성 개선 사업 전략을 잘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 강자는 에이피알은 메디큐브의 세계 시장 파이를 확장하고 피부과에서도 사용가능한 피부의료기기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뷰티업계는 또한 4분기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 기간 해외 매출 증진에 더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