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AI 등 해킹 위험 커지자 인프라 재정비

KB금융이 그룹 차원의 보안 인프라 고도화를 추진한다. JB금융도 외부망 네트워크 이중화 및 보안 장비 교체 입찰을 진행하는 등 금융권 전반에 보안 강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차세대 방화벽(NGFW) 2대 도입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받고 있다. 그룹 전산망의 통합 보안정책을 강화하고 사이버 공격 탐지·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차세대 방화벽은 기존의 단순 패킷 차단 기능에서 한 단계 진화한 보안 장비로 트래픽 분석을 통해 악성코드 유입과 데이터 유출 시도를 실시간 탐지·차단할 수 있다. 기존 방화벽보다 세밀한 접근 제어가 가능해 최근 다양해진 공격 경로를 통합적으로 감시하고 차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JB금융은 전날 ‘외부망 네트워크 이중화 및 보안 장비 구매’를 위한 입찰 절차에 착수했다. 그룹 전산망의 안정성을 높이고 외부 해킹이나 장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번 사업에는 △네트워크 스위치 △웹 방화벽 △차세대 방화벽 △침입방지시스템 등이 포함됐다. JB금융은 주요 업무망의 통신 경로를 이중으로 구성해 장애 시 자동으로 전환되도록 하고 외부 공격을 실시간으로 탐지·차단할 수 있는 보안 체계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JB금융의 이러한 행보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덩달아 커진 보안 리스크와 무관하지 않다. 앞서 롯데카드 해킹사태 등 대형 보안 사고가 고객 신뢰를 크게 훼손한 사례가 잇따르자 금융사들은 네트워크 안정성과 위협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정보보호 관련 인력도 늘리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실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정보보호 인력은 총 465.9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2022년 말 413.2명 △2023년 말 440.7명 △2024년 말 445.95명으로 매년 늘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해서 보안 위협의 양상도 훨씬 정교하고 예측하기 어렵게 변하고 있다”며 “실시간 분석·대응 체계를 얼마나 빠르게 갖추느냐가 금융사의 신뢰와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