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기판 ‘넥스트 전쟁’…AI 반도체 성능 좌우할 ‘차세대 승부처’ 부상

입력 2025-11-0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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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C 시대, 유기기판 한계 드러나며 ‘기판 혁신’ 가속
삼성전기, 스미토모화학과 합작법인 설립…글로벌 주도권 확보
LG이노텍·SKC도 잇단 가세…‘K-유리기판 삼국전’ 본격화

▲스미토모화학 이와타 케이이치 회장(왼쪽)과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이 MOU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기)
▲스미토모화학 이와타 케이이치 회장(왼쪽)과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이 MOU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기)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의 무게중심이 ‘칩 설계’에서 ‘기판 혁신’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의 연산 능력보다,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달하느냐가 AI 시대 반도체 성능의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 변화를 이끄는 주역은 바로 글라스 기판(유리기판)이다.

AI·고성능컴퓨팅(HPC) 시대 들어 연산량과 발열이 급증하면서, 그동안 표준으로 쓰이던 플라스틱 기반 유기기판(PCB)이 한계에 부딪혔다. 열팽창률이 높고 휨 현상이 잦아, 고밀도·대면적 패키징에서는 신호 손실과 왜곡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유리기판이다. 유리는 표면 평탄도가 높고, 열팽창률이 낮아 칩을 더 가깝게 적층할 수 있다. 이로써 데이터 전송 속도는 40% 빨라지고, 전력 소모는 30% 감소한다.

AI 서버·데이터센터용 GPU, ASIC(주문형 반도체), CPU 등 고성능 연산 칩의 성능 향상에 직접적인 효과를 주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의 성능 경쟁은 이제 ‘속도’보다 ‘효율’을 다투는 단계”라며 “유리기판은 열·신호·집적도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차세대 인프라”라고 평가했다.

주도권은 국내 기업인 삼성전기가 잡았다. 삼성전기는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과 손잡고 패키지 기판용 글라스 코어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본사는 스미토모 자회사 동우화인켐 평택사업장에 설립되며, 삼성전기가 과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다.

세종사업장에는 이미 파일럿 라인을 가동 중으로, 2027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글로벌 고객사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브로드컴에 글라스 기판 샘플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기의 기술이 향후 구글·메타·오픈AI·애플 등 AI 서버 반도체 시장에 공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AI 반도체의 성능 향상은 기판의 혁신에 달려 있다”며 “글라스 코어 기술을 중심으로 차세대 패키지 시장의 판도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LG이노텍과 SKC도 유리기판 시장에 속속 합류하며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LG이노텍은 구미사업장에 시생산 라인을 구축해 2028년 양산을 목표로 기술을 축적 중이다. 자사 핵심 기술인 ‘코퍼 포스트(Copper Post)’ 구조를 기반으로, 모바일·AI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에 유리 기술을 접목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SKC는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미국 조지아주에 세계 최초 유리기판 전용 양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앱솔릭스는 이미 글로벌 고객사인 AMD에 샘플을 공급했으며, 내년 초 양산을 앞두고 있다.

현재 인텔·AMD·엔비디아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도 유리기판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테슬라와 애플 역시 최근 관련 제조사들과 접촉해 자율주행·AI 칩용 유리기판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 규모는 2023년 71억달러(약 9조8000억 원)에서2028년 84억달러(약 11조6000억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AI 반도체의 고도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2026~2027년이 기술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기판은 단순한 소재 혁신이 아니라 AI 반도체의 전력 효율·데이터 전송·집적도를 결정짓는 구조적 혁신”이라며 “AI 산업의 진짜 승부처는 이제 칩이 아닌 기판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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