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 "청탁 없어 알선수재 아냐"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두 차례에 걸쳐 샤넬 가방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통일교와의 공모나 청탁·대가성은 부인하며, "공직자 배우자로서 신중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김 여사 변호인단은 5일 입장문을 내고 "김 여사는 공소사실 중 '건진법사' 전성배 씨로부터 두 차례 가방 선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며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보다 신중히 처신했어야 함에도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피고인은 처음에는 가방을 거절했으나 전 씨의 설득에 끝내 거절하지 못한 잘못을 통감하고 있다"며 "해당 선물은 사용한 바 없이 이미 과거에 전 씨에게 모두 반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라프 목걸이 수수 사실은 명백히 부인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변호인단은 특검 수사 과정의 문제를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본 사건 핵심 증인인 전 씨의 진술은 수사 초기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번복됐다"며 "특검은 변호인 참여를 배제한 채 장시간 면담을 진행하고, 수사보고도 남기지 않아 절차적 적법성에 반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이 제기한 청탁 의혹도 부인했다. 변호인단은 "금품 수수의 대가로 여러 청탁이 있었다는 특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러한 청탁은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대통령의 구체적 직무권한과도 무관하며 단지 막연한 기대나 호의 수준의 언급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윤영호 씨 역시 대통령에게 구체적 청탁을 한 사실이 없음을 스스로 밝혔다"며 "특검의 주장은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김 여사는 이번 일을 통해 공직자 배우자로서의 무게와 국민의 기대가 얼마나 엄중한지를 절실히 깨닫고 국민의 꾸지람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모든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한 점의 거짓 없이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잘못된 처신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기에 그 외의 부분에서는 억측과 왜곡이 아닌 사실과 법리로 판단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김 여사는 2022년 전 씨를 통해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등으로부터 통일교 현안 관련 부탁을 받고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명품 가방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여사 측은 앞선 재판에서 "통일교가 전성배·윤영호를 통해 전달했다는 청탁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샤넬백 등 선물을 받은 적도 없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