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사자후...“삼양 1963, 단순 복고 아닌 명예 복원·진심의 귀환”[현장]

36년 만에 우지 사용한 신제품 출시
“금기였던 우지는 삼양라면 풍미 완성의 재료”
“부끄러움 아닌 맛의 철학과 정직의 상징”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3일 서울 중구 보코서울명동 호텔에서 열린 삼양식품 신제품 출시 발표회에서 우지 유탕으로 만든 삼양 1963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단순한 복고제품이 아니다. 삼양식품의 창업 정신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상징이자 명예의 복원, 진심의 귀환이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36년 만에 ‘우지(소기름)’을 사용한 신제품 ‘삼양 1963’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회장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보코서울 명동호텔에서 열린 삼양 1963 출시 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삼양식품은 1989년 11월 3일,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오해에 시달리며 일명 ‘우지 파동’으로 창립이래 최대 위기를 겪었다.

파동 이후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는 조사 끝에 결국 우지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1995년 고등법원 무죄 판결에 이어 1997년 대법원 확정 무죄 판결까지 받았다. 삼양식품은 최종적으로 혐의는 벗었지만, 이후로 우지는 국내 라면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김 부회장은 “우리가 한때 금기처럼 여겼던 우지, 그 우지는 삼양라면의 풍미를 완성하는 진심의 재료였다”며 “그것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정직의 상징이자 삼양식품이 추구해온 진짜 맛의 철학이었다. 우리는 이제 그 진실을 숨기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과거의 상처를 넘어 삼양식품의 자부심과 진정성을 다시 세우겠다”며 “삼양1963은 과거의 복원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초석이다. 60년의 역사 위에서 우리는 다음 100년의 삼양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자주 창업주인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을 떠올렸다”며 “그분은 평생 ‘진심으로 만든 음식은 결국 진심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 진심이 이 자리에 있다. 신제품은 삼양식품이 세상에 드리는 한 그릇이 약속”이라고 정의했다.

김 부회장은 “우지 파동으로 공장의 불이 꺼지고, 수많은 동료가 떠나야 했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며 “마침내 그 노력과 진심은 ‘불닭’이라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부활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또 한 번의 혁신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사에서 우지를 되살릴 때가 됐다는 에너지가 끓기 시작했고, 신제품을 시작하자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삼양의 모든 임직원의 염원으로 완성된 삼양 1963을 맛있게 드셔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삼양 1963은 과거 삼양라면 제조 레시피의 핵심이었던 우지를 활용,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으로 프리미엄 라면으로 포지셔닝됐다. 제품 가격은 개당 약 1500원이며, 이날부터 판매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