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순익 17% 불어 나며 '나홀로 성장'

업계 순이익 1위 탈환을 노리는 신한카드가 삼성카드를 맹추격하고 있다. 할부·리스 시장을 새 돌파구로 삼고, 대손비용을 줄이는 등 신한카드가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두 카드사의 순익 격차가 매 분기 눈에 띄게 좁혀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회원 수 기준 '빅3 카드사'(신한·삼성·현대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3850억 원으로, 전년 동기(4184억 원) 대비 8.0%(334억 원)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론 대출 규제 등 악재가 겹치며 하반기 실적 부진을 피해가지 못했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의 당기순익은 전년보다 각각 4.2%, 22.8% 줄었고, 현대카드만 17.3% 증가하며 선방했다.
침체된 업황 속에서도 업계 1·2위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카드가 신한카드를 제치고 연간 순이익 1위에 오르며 한차례 지각변동을 일으켰지만, 이후 두 경쟁사 간 격차는 다시 좁혀지는 모습이다.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익은 1617억 원으로 직전 분기(1512억 원) 대비 105억 원 증가했다. 하지만 신한카드는 같은 기간 1109억 원에서 1338억 원으로 229억 원 증가해 더 가파른 속도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두 카드사의 당기순익 격차는 2분기 403억 원에서 3분기 279억 원까지 줄어들었다.
삼성카드는 '신용카드' 부문에서, 신한카드는 '할부·리스'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며 각각 수익을 끌어올렸다.
신용카드 부문 이익은 삼성카드가 2분기 8860억 원에서 3분기 9120억 원으로 260억 원 늘어난 반면 신한카드는 같은 기간 8390억 원에서 7995억 원으로 되레 395억 원 줄었다. 반면 신한카드는 할부·리스 수익이 3분기 2606억 원까지 늘어 삼성카드(562억 원)의 약 5배에 달했으며, 이 같은 호조가 실적 개선을 일부 견인했다.
두 카드사의 실적 격차가 좁혀진 배경에는 신한카드의 대손비용 감소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대부분의 카드사가 연체율 상승 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린 반면, 신한카드는 2분기 2540억 원이었던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1601억 원으로 크게 줄였다.
대손충당금은 금융회사가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비용으로 쌓아두는 금액으로, 전입액이 줄면 해당 분기 순이익은 그만큼 늘어난다.
한편 업계 2위 신한카드와 3위 현대카드 간 실적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 현대카드는 3분기 89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단 실적이 개선됐지만, 직전 분기(1041억 원)와 비교하면 146억 원 줄었다. 이로 인해 신한카드와의 순이익 격차는 2분기 68억 원에서 3분기 443억 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내년 상반기가 카드업계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하로 자금조달 비용이 줄고,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이 본격화되면 업계 판도가 다시 한 번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장 장밋빛 전망을 내놓긴 힘들지만 만약 금리 인하가 추가로 단행되면 카드채 금리도 함께 낮아지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자금 조달 과정에서의 이자 부담이 지금보단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