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실업, 베트남서 원단 생산·염색·봉제까지 가능
내년 3분기 과테말라 수직계열화⋯美 상호관세 대응

지난달 30일 찾은 한세실업 칼라앤터치(C&T) Vina 공장. 베트남 호찌민에서 차로 3시간쯤 떨어진 빈푹성 민흥 단지에 있는 이 공장은 글로벌 의류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 한세실업이 구축한 베트남 최대 의류 생산기지다. 이곳에선 원단 생산부터 염색, 봉제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
한세실업 베트남법인은 회사 전체 생산량의 62%를 맡고 있다. 편직단지에서 직접 만든 원단을 C&T Vina에서 염색해 봉제공장으로 출고하는 방식으로 의류를 생산 중이다. 이를 위해 2013년 염색·워싱 전문 회사 C&T Vina를 인수했고 2014년 원단 전문 기업 칼라앤터치도 설립했다. 신규로 세운 C&T 지테크(G-TECH)법인은 가먼트다잉, 워싱 등 후가공을 맡고 있다. C&T Vina의 원단 월 생산량은 375만kg에 달한다.
이날 방문한 C&T Vina 2·3공장에선 한세실업이 내년 3분기 중남미 국가 과테말라에서 가동을 목표로 한 ‘미차토야 수직계열화 복합단지 프로젝트(과테말라 프로젝트)’의 청사진을 가늠할 수 있었다.
작년 말 본격 가동한 3공장에는 과테말라 공장에 도입할 친환경·고효율 생산설비가 가득 했다. 특히 이탈리아 업체로부터 들여온 ‘고성능 친환경 염색기’가 위용을 뽐냈다. 이를 통해 염색에 쓰이는 물과 화학약품 사용량은 물론 기존 염색기 대비 염색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전기 사용과 탄소 배출 절감에 효과적이다.
이현승 C&T Vina 공장장은 “고성능 염색기를 도입한 결과, 물 사용량과 염색기 내부를 데우는 스팀 사용량을 각각 20%가량 줄일 수 있었다”며 “전기 사용량 역시 20% 감축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기계에 에너지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하고 중앙에서 각 염색기 진행 상태·용수·전기·연료 사용량 관리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신규 공장은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도 추진할 예정이다.

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품질관리(QC·Quality control) 공정에서는 여러 대의 인공지능(AI) 카메라를 활용해 꼼꼼한 검사가 진행 중이었다. 기존에 사람 손길을 거쳐야 했던 품질 검사를 AI가 대신해 원단 불량을 실시간 가려내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불량률도 낮춘다.
C&T Vina 공장 관계자는 “10월 처음 도입한 이 설비는 미리 불량 유형을 측정해 놓으면 원단이 지나갈 때 AI 카메라가 자동으로 불량 여부를 검사해 주는 방식”이라며 “사람이 직접 작업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보일러 시설 옆 창고에 가득 쌓인 바이오매스 연료의 주재료 ‘왕겨’도 소개했다. 석탄 대신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연간 800만 t(톤)의 왕겨를 펠렛화해 연료로 사용 중이었다. 석탄 연료 대비 탄소 배출량을 92% 줄였다. 현재 2·3공장에서는 바이오매스 연료를 활용 중인데, 특히 3공장은 바이오매스 연료를 100% 사용 중이다. 향후 나머지 1공장에서도 적용할 예정이다.
한세실업은 태양광 발전 설비 도입과 폐수 재활용에도 힘을 쏟고 있었다. 유럽, 미국 등 해외 바이어들이 친환경으로 생산된 의류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C&T 법인은 2027년까지 탄소 배출 60% 절감, 용수사용 50% 절감, 전기사용 15% 절감이 목표다.
한세실업은 베트남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인프라를 이식해 과테말라에서도 원사·원단·봉제 등 전 공정의 수직 계열화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에 대응하는 동시에 니어쇼어링(Nearshoring)의 이점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