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엔 웃음, 한국엔 애도…변한 10월 풍경

입력 2025-10-3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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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대신 수능·크리스마스…조용해진 유통가

▲백악관에서 열린 핼로윈 행사에서 선물을 나눠주는 트럼프. (AP/연합뉴스)
▲백악관에서 열린 핼로윈 행사에서 선물을 나눠주는 트럼프.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잔디밭에서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핼러윈 행사를 열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백악관 핼러윈 행사다. 대통령 부부는 말레이시아·일본·한국 등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곧바로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며 축제 분위기를 이끌었다.

백악관 본관은 단풍과 호박으로 꾸며졌고, 군악대가 밝은 선율을 연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장 차림에 ‘USA’ 문구가 새겨진 붉은 모자를 쓴 모습이었다. 멜라니아 여사 역시 특별한 분장 없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초대된 군인 가족과 입양·위탁가정 아이들은 다양한 코스튬을 입고 줄을 섰다. 대통령 부부는 50분 동안 초콜릿 선물을 나눠준 뒤 연설 없이 행사장을 떠났다.

한편 같은 시각 한국의 10월은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 '축제의 달'이었던 10월은 이제 ‘기억의 달’로 남았다.

코로나19 이후 되살아나던 ‘핼러윈 소비’ 열기는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급격히 식었다. 올해도 유통가 전반이 ‘핼러윈 마케팅’을 자제하며 사실상 ‘핼러윈 패싱’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공차 등 식음료 업계는 핼러윈 시즌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대신 ‘수능 응원’과 ‘연말 감성’을 내세운 프로모션으로 방향을 틀었다. 스타벅스는 ‘찰떡같이 합격파이’, ‘클로버 쿠키’ 등 수험생 맞춤 상품을 선보였고,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행운의 클로버’ 패키지로 수능 맞춤형 신제품을 내놨다.

편의점 업계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좀비·호박 모양 간식 대신 ‘수능 홈런볼’, ‘정답 양파링’, ‘수험생 응원 세트’ 등 실속형 상품이 진열대를 채웠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핼러윈을 건너뛰고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전환했다. 현대·롯데·신세계백화점은 11월부터 매장을 크리스마스 콘셉트로 꾸미고,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쓱데이’, ‘블랙 홈플런’ 등 대형 할인전을 열어 ‘실속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정부는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24일부터 11월 2일까지를 ‘핼러윈 인파관리 특별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중점관리지역 12곳을 중심으로 경찰·소방 인력을 배치해 인파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축제장을 방문하는 국민은 안전수칙을 지키고, 혼잡 지역에서는 밀집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산업계 전반의 ‘핼러윈 자제’ 흐름에는 사회적 분위기뿐 아니라 정치적 맥락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맞아 첫 공식 추모식을 개최하며 애도의 기조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억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가 참석해 희생자를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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