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배 처남, 김건희 여사 자택 방문 사실 인정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처남으로부터 샤넬 가방 등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건희 여사 최측근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증언하기로 하고도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전 씨의 처남은 김 여사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방문해 유 전 행정관을 통해 쇼핑백을 전달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9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 대한 5차 공판기일을 열고 전 씨의 처남 김모 씨와 유 전 행정관,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을 증인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후 재판에서는 당초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던 유 전 행정관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검은 "원래 (진술을) 한다고 했었다"며 "조사 과정에서도 진술이 배치되는 부분이 많았고, 전 씨와 말을 맞춘 정황도 있다. 전 씨도 진술과 입장이 바뀌었기 때문에 두 사람의 말을 들어봐야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전 행정관도 불출석 사유서 없이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증인신문을 진행하지 못한 채 다음 기일을 11월 14일로 잡고, 해당 일자에 두 사람에 대한 신문을 다시 진행하겠다고 했다.

오전 재판에서는 전 씨의 처남인 김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아크로비스타 방문 및 물건 등의 전달 정황을 진술했다. 김 씨는 특검의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김 씨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2022년 7월 6일 전 씨로부터 유 전 행정관의 연락처를 전달받았다. 특검이 "전 씨가 연락처를 건넨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김 씨는 "그때 뭘 배달하라고 했는데 제가 누군지 모르니까 이 번호로 전화하라고 해서 문자로 (연락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후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찾아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인근에서 유 전 행정관을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매형이 전한 번호로 전화를 걸어 '어디십니까' 하면 '어디다'라고 해서 나와 전달하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심부름을 시킬 때마다 세부 지시를 하는 게 아니라 '어디 가면 누가 있으니 전달하라'는 식이었다"며 전달한 물품의 내용물은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 씨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이후 '잘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전날 자신의 재판에서도 그는 "(김 여사가) 처음에는 꺼렸지만 두 번, 세 번에 걸쳐 물건이 건너가고 나서는 쉽게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 여사는 이날 오후 2시 12분께 잠시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마스크와 안경을 착용하고 검은 코트를 입은 채 출석한 김 여사는 변호인과 짧게 대화했고, 재판부는 유 전 행정관의 불출석으로 인해 이날 증인신문을 더 진행하지 않겠다고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