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메모리도 완판”… SK하이닉스, AI 슈퍼사이클 본격 진입

입력 2025-10-2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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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수요 2027년까지 공급 부족 전망
청주·용인 팹 조기 가동 ‘총력전’
범용 D램·낸드도 선단 공정 전환
“2017년 슈퍼사이클과 질적으로 달라”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인공지능(AI)이 이끄는 ‘메모리 르네상스’의 상징적 결과다. 고성능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2017~2018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BM4는 기존 HBM3E 대비 처리속도와 대역폭이 1.3배 이상 향상된 6세대 제품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완성했다. 업계 최초로 12단 적층 구조와 1.6Tbps(초당 테라비트)급 속도를 구현했으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Rubin)’ 탑재가 확정됐다.

SK하이닉스는 “HBM 제품의 수요 대비 공급이 2027년에도 타이트할 것”이라며 “향후 5년간 HBM 시장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단기 트렌드가 아닌 구조적 수요 확대라는 진단이다. AI 반도체의 연산 부하가 커지면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HBM의 필요성이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회사는 “HBM은 2023년 이후 완판 상태가 이어지고 있으며, 가격도 현재 수익성을 유지할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HBM만 잘 팔리는 건 아니다. SK하이닉스는 HBM 생산 확대로 일반 D램 공급이 줄면서, 고객사와의 계약 방식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최근 일반 메모리 제품도 장기 계약을 요청하는 고객이 급증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은 2026년 물량까지 선구매(PO)를 발행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DDR5,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가 동반 급등한 가운데, 내년 D램·낸드 생산능력(CAPA) 대부분이 이미 예약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뿐 아니라 D램과 낸드의 내년도 캐파 모두 사실상 완판됐다”며 “이번 사이클은 단기적 호황이 아니라 구조적 수요 전환에 따른 장기 성장의 서막”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2017~2018년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스마트폰과 PC 중심의 단기 수요였다면, 이번은 AI 패러다임 전환으로 훨씬 폭넓은 응용처에 기반한 수요”라고 설명했다.

특히 “AI 서버뿐 아니라 일반 서버 수요가 늘어 내년 전체 서버 출하량이 약 10% 후반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구조적 특징이 D램 공급 증가를 제약하고, 슈퍼사이클 장기화를 뒷받침할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신규 팹의 캐파 확대를 대폭 앞당기고 있다. 청주 M15X는 2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최근 조기 오픈,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내년부터는 HBM 생산에 본격 투입돼 공급량을 늘릴 예정이다. 용인 1공장 역시 공정 일정을 단축해 조기 가동을 추진 중이다.

일반 D램과 낸드는 신규 증설 대신 기존 캐파를 최선단 공정으로 전환한다. 지난해 개발을 완료한 1c 나노 공정 D램은 내년 가동률을 대폭 확대해 국내 일반 D램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최선단으로 바꾼다.

낸드 부문도 “캐파 확장보다 공정 전환에 집중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며 321단 제품 비중을 연말까지 절반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공격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업황 변동기에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적정 현금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AI 메모리 성장성과 높은 투자수익률을 감안할 때, 재투자가 주주에게 가장 합리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올해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27조9000억 원, 차입금은 24조1000억 원으로 3조8000억 원의 순현금 체제를 확보했다. HBM4 출하를 앞둔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확대해 ‘AI 메모리 총력전’에 나설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AI 수요가 둔화되면 과잉 공급 우려가 재현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업계 다수는 이번 사이클이 과거와 성격이 다르다고 본다. 테크인사이츠는 “과거의 메모리 사이클이 PC·스마트폰 중심이었다면, 이번은 AI·데이터센터·로봇·엣지 디바이스까지 수요 기반이 훨씬 넓다”며 “2027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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