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모이는 거물들…개별 회동 물밑 접촉 활발

아태지역 21개국 1700여 명의 글로벌 경제 리더들의 분초를 쪼개는 ‘경제 외교전’이 시작됐다.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공식 부대행사인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28일 환영 만찬으로 그 문을 열었다. 재계에서는 스킨십을 넓히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창출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APEC 공식 일정뿐만 아니라 재계 총수들과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의 개별, 소규모 회동의 물밑 작업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오후 6시부터 경주 화랑마을에서 열린 ‘CEO 서밋 환영 만찬’은 시그니엘부산이 맡았다. 글로벌 기업인들은 본 행사에 앞서 친분을 쌓고 다양한 비즈니스 협의를 위한 스킨십을 강화하는 자리로 활용했다. CEO 서밋에는 글로벌 기업인 1700여 명이 참석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비롯해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APAC) 부사장, 사이먼 밀너 메타 부사장, 안토니 쿡·울리히 호만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등 글로벌 테크 업계를 이끄는 리더들이 총출동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또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대니얼 핀토 JP모건 부회장 등 글로벌 금융 리더들도 대거 참여했다.

국내 기업 총수들도 총출동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경주로 향했다.
한국 기업 총수와 글로벌 빅샷들과 연쇄 회동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회장은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 쩡위친 회장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쩡 회장은 배터리 소재를 공급하는 SK그룹과 LG그룹과의 만남도 추진 중이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개막식을 비롯해 황 엔비디아 CEO, 맷 AWS CEO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수장 연설을 청취하고, AI와 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해외 기업 경제인들과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도 글로벌 기업과의 만남을 물밑 조율 중이다. 유통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글로벌 기업인들과 면담을 소화한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29일 4대 그룹(삼성, 현대차, SK, LG) 총수와 정기선 HD현대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과의 만찬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주 모처에서 만날 계획이다. 행사 참가 기업들은 APEC 정상 및 장관과의 1대1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투자·협력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 기업 입장을 고려해 사전에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글로벌 빅테크 CEO들과의 만남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오는 29~30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APEC CEO 서밋 행사장에서 기업인들을 상대로 특별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등도 CEO 서밋 중 별도 세션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