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계층 이동궤적은 교육수준에 따른 차이가 컸다. 특히 고졸 이하는 절반 가까이가 장기적으로 계속 하층에 머물거나, 아예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본지가 26일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조사 18~26차(2015~2023년) 데이터를 결합해 노동계층을 상중하로 구분한 뒤 관찰기간 개인별 노동계층 이동궤적을 분석한 결과, 고졸 이하는 30.8%가 ‘하층’으로 경제활동을 시작했다. 하층 시작률은 전문대졸(18.1%), 대졸(14.6%), 대학원 이상(14.8%)과 비교해 두 배가량 높았다. 특히 고졸 이하는 11.2%가 관찰기간 내내 미취업으로 노동계층이 발생하지 않았다. 전문대졸과 대졸은 노동계층 미발생률이 각각 3.6%, 3.2%에 불과했으며, 대학원 이상은 모든 표본이 관찰기관 취업해 노동계층이 발생했다.
최초 노동계층이 중층·상층인 비율도 교육수준별 차이가 컸다.
고졸 이하는 중층 시작률이 50.0%, 상층 시작률은 7.9%에 불과했다. 반면, 전문대졸은 54.6%가 중층, 23.7%는 상층에서 출발했다. 대졸은 중층 시작률이 51.5%로 전문대졸보다 다소 낮았으나, 상층 시작률이 30.7%로 높았다. 특히 대학원 이상은 절반에 가까운 48.1%가 첫 노동계층이 상층이었다. 중층은 37.0%였다.
이런 교육수준별 차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고착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최초 발생 노동계층과 최종 노동계층을 비교했을 때, 고졸 이하는 하층 비율이 21.0%로 9.8%포인트(p) 낮아지고 상층 비율이 12.6%로 4.7%p 올랐으나, 중층 비율이 45.2%로 4.8%p 내렸다. 특히 최종 관찰시점에는 관찰기간 내내 미취업자, 노동시장 중도 이탈자를 포함한 장기 미취업자 비율이 24.3%에 달했다.
전문대졸과 이상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으나, 노동시장 이탈이 고졸 이하만큼 심하지는 않았다. 전문대졸은 하층 비율이 11.6%로 6.5%p, 중층 비율은 50.0%로 4.6%p 내리고, 상층 비율은 27.3%로 3.6%p 올랐다. 장기 미취업자는 10.0%였다. 대졸도 하층 비율은 10.7%로 3.9%p, 중층 비율은 47.2%로 4.3%p 내리고, 상층 비율은 0.7%p 올랐다. 장기 미취업자는 10.7%였다. 대학원 이상은 하층 비율이 7.4%p로 7.4%p, 중층 비율은 33.3%로 3.7%p 내리고, 상층 비율은 55.6%로 7.5%p 올랐다. 장기 미취업자 비율은 3.7%에 불과했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최초 노동계층과 최종 노동계층이 모두 상층인 ‘상층 유지율’이다. 고졸 이하는 상층 시작률이 낮은 데 더해 상층 시작자의 절반은 중층 이하 노동계층으로 이동하거나 노동시장에서 이탈했다. 이 때문에, 상층 유지율이 3.7%에 머물렀다. 상층 유지율은 교육수준에 비례했는데, 전문대졸은 8.8%, 대졸은 14.9%였다. 특히 대학원 이상은 3명 중 1명(33.3%)이 최초 노동계층 발생부터 최종 관찰시점까지 상층을 유지했다.
한편, 본 분석의 표본은 26차 조사에서도 패널이 유지된 18차 조사 참여자 중 최종학교 미졸업자, 혼인 경험자, 만 40세 이상자, 패널 장기 이탈자를 제외한 799명이다. 여론조사와 같은 무작위 표본 추출이라면 최대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 ±3.47%p이나, 가중치를 적용하지 않은 분석방식과 패널조사 데이터의 특성상 본 분석의 실제 오차는 이보다 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