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가 인공지능(AI) 기반 웹브라우저 ‘아틀라스’를 내놓으며 구글 ‘크롬’에 도전장을 던졌다. 생성형 AI로 인해 검색 패턴이 ‘대화형’으로 급변한 가운데 아틀라스가 웹브라우저 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픈AI의 ‘돈 드는 AI’에서 ‘돈 버는 AI’로의 전환은 성공할까.
최근 오픈AI는 웹브라우저 ‘챗GPT 아틀라스’(ChatGPT Atlas)를 출시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AI는 브라우저를 재정의할 수 있는 10년에 한 번 오는 기회”라며 “과거 URL 표시줄과 검색창이 인터넷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AI와의 채팅 경험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아틀라스 출시가 데이터 수집을 통한 ‘서비스 고도화’와 ‘수익화’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I 브라우저는 ‘AI 에이전트’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 있다. AI 에이전트가 성과를 내려면 사용자의 활동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브라우저에는 이같은 행동 패턴이 누적된다. 오픈AI 입장에선 사용자 정보를 얻기 쉬워지는 것이다.
특히 아틀라스는 내장된 챗GPT 메모리를 통해 과거 대화 내용과 세부 정보를 기억하고 새로운 작업 수행을 도와준다. 예를 들어 “면접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난주에 살펴본 모든 채용 공고를 찾아서 업계 트렌드에 대한 요약본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브라우저 메모리를 이용해 이 작업을 그대로 수행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브라우저에 저장된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 장기적으로 광고·구독·에이전트 서비스 등 수익 모델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제품 비교, 데이터 분석을 비롯해 제품 구매, 여행 예약 등의 결정과 행동까지 AI가 대신 해주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웹브라우저 출시로 투자자들을 설득해 돈을 더 끌어모으는 효과를 가진다.
매년 수십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진 오픈AI는 최근 ‘커머스’ 영역까지 확장하는 등 수익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월마트와의 제휴를 통해 챗GPT 플랫폼 내에서 사용자가 ‘즉시 결제’ 기능을 사용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완료된 거래에 대해 수수료를 받는 구조라 오픈AI에게 새로운 수입원이 될 전망이다.
기존의 AI 모델을 고도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서비스 경쟁으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GPT-5’는 출시 이후 성능 논란에 직면했으며 최근 과장된 성능 홍보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은 “모델 개발에 아무리 투자해도 고도화에 한계가 있다 보니 기업들이 ‘서비스형 AI’ 경쟁으로 간다”며 “사람들이 검색엔진에 안 들어가도 AI가 알아서 검색하고 행동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틀라스가 크롬 중심의 브라우저 시장을 바꿀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크롬의 전 세계 PC·모바일 통합 웹 브라우저 점유율은 71.9%다. 애플 ‘사파리’(13.9%), 마이크로소프트 ‘엣지’(4.7%)와 비교하면 크롬이 사실상 시장을 독점한 상황이다.
최병호 고려대AI연구소 교수는 “1~2년 안에 기존의 플랫폼이나 포털은 망할 것으로 본다”며 “구글과 오픈AI 사이 AI 브라우저 경쟁이 전면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달 크롬 브라우저에 자사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본격적으로 탑재한 바 있다. 퍼플렉시티는 지난 7월 AI 브라우저 ‘코멧’을 유료로 출시한 뒤 최근 무료로 확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