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건설공제조합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 신용등급을 ‘A2’로 재확인했다. 등급 전망은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향후 12~18개월 동안 보증손실 증가에 따른 재무 부담을 관리하고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23일 무디스는 이번 결정이 조합의 정책적 역할 확대와 정부의 암묵적 지원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조합은 정부 지분이 없는 독립 법인이지만, 유사시 국토교통부를 통해 사업·재무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지난해말 기준 조합의 지급여력비율(RBC)은 231.6%로, 전년(225.3%) 대비 상승해 견조한 자본 여력을 유지했다. 특히, 하도급대금지급보증 약관 변경으로 보증 리스크가 완화되고 요구자본이 줄어든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무디스는 “건설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나 금리 하락과 부동산 구조조정 추진이 중소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를 완화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 공공사업 확대도 조합 회원사들의 자금 흐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조합의 주요 리스크로 지목됐던 태영건설 관련 노출도 완화됐다. 태영건설의 자본적정성과 수익성이 최근 1년 반 사이 뚜렷이 개선되면서 채무조정에 따른 잠재 보증손실이 크게 줄었다.
다만, 조합 보증사업 수익성은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는 중이다. 2023~2025년 상반기까지 언더라이팅(underwriting) 손실이 이어졌고, 대위변제준비금과 비상위험준비금을 확충해왔다. 올 6월 기준 준비금 총액은 5584억원으로, 향후 손실 확대시 완충 역할을 할 전망이다.
투자 부문은 비교적 양호하다. 올 상반기 조합 평균 자본수익률(ROE)은 1.3%로 지난해(0.3%)보다 개선됐다. 무디스는 “견조한 투자수익이 순이익 창출을 뒷받침했다”고 평가했다.
신용등급 유지의 또 다른 근거로는 건설보증 시장내 우수한 지위와 양호한 자본구조가 꼽혔다. 반면, 경기 변동에 민감한 건설산업 중심의 사업 편중과 낮은 수익성은 향후 등급 상향의 제약 요인으로 지적됐다.
무디스는 “수익성이 크게 개선돼 ROE가 4% 이상 지속되고, 단일 회원사 의존도가 낮아져 사업 다각화가 이뤄질 경우 등급 상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회원사 부실 증가로 인한 자본 약화 △시장지위 하락 △정부 지원 약화시에는 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건설공제조합은 1963년 ‘건설공제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기관으로, 회원사 보증과 융자·공제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자산은 7조8000억원, 자기자본은 6조6000억원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