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가 반도체 설계(팹리스)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선다.
그동안 생산과 인증 중심으로 이뤄졌던 지역 반도체 산업 구조를 설계 단계까지 확장해, ‘전주기 생태계’ 구축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22일 오후 시청 국제의전실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와 함께 '부산 팹리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준승 시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이상복 대한상공회의소 인력개발사업단장, 김경수 한국팹리스산업협회장, 김구용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 이사 등이 참석한다.
이번 협약은 부산 반도체 산업의 취약점으로 꼽혀온 설계(팹리스) 부문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다.
시는 이를 통해 반도체 설계–생산–인증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산업 기반을 완성하고, 지역 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비수도권 지방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반도체 설계 전문 인력을 집중적으로 양성하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핵심 사업은 내년 개설될 '부산 팹리스 아카데미(BFA·Busan Fabless Academy)'다.
대한상공회의소 부산인력개발원에서 2026년부터 시범 운영되며, 연간 100명의 설계 전문 인력을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육은 6개월 과정(약 900시간)으로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설계 프로그램을 활용한 실습 중심으로 진행된다.
교육생들은 기업 연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교육 수료 후 채용까지 연계되는 시스템이 마련될 예정이다.
협약에 따라 부산시는 인력양성과 기업 유치를 위한 행·재정 지원을 맡고, 대한상공회의소는 교육과정 개발과 운영을 담당한다.
한국팹리스산업협회와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는 기술 자문과 기업 연계, 채용 협력 등을 지원한다.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부산은 기장 전력반도체센터를 중심으로 생산·인증 기반을 이미 갖췄지만, 설계 기반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부산이 부족했던 설계 역량을 강화하고, 팹리스 전문 인력이 지역 기업 유치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산업계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부산지역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설계 인력 부족으로 수도권 협업에 한계가 있었는데, 지역 내 실무형 인재가 배출되면 기업 경쟁력도 달라질 것"이라며 "이번 아카데미가 지역 산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