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과 물리적·사회적 환경, 서비스 환경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노인주거 공동체는 주민 주도의 참여적 거버넌스를 통해 형성·유지되며, 이 과정에 의도적 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굿네이버스 미래재단은 17~18일 한국사회복지학회 주최로 중앙대학교에서 열린 ‘2025 사회복지 공동학술대회’에서 ‘공동체 기반 노인주거의 미래와 실천: 학문적 근거와 비영리기관의 시도’를 주제로 한 산학협력 세션을 개최했다.
박소정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동체 기반 노인주거의 방향: 관계 기반 주거 생태학 관점에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노인주거 모델이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노년기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사회적·관계적 환경으로 발전해 온 과정을 설명하고, 새로운 이론적 틀을 제시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1980년대 노인주거 모델은 개인의 선호와 환경의 일치성이 강조됐으나, 1990년대 들어선 노인을 환경을 주도적으로 개선·선택하는 능동적 주체로 인식됐다. 2010년대 이후에는 주거 장소에서 노인이 소속감을 느끼고 의미 있는 활동에 참여하면서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과정이 핵심으로 다뤄졌다.
박 교수는 문헌연구와 전문가 심층 인터뷰, 잠재 입주자 초점집단면접(FGI)을 통해 ‘관계적 주거 생태학’이라는 새로운 틀을 제시했다. 이 틀에서 주거 공동체는 하나의 유기적 생태계로 개인과 물리적 환경, 사회적 환경, 서비스 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며, 이 모든 환경은 주민위원회 등 주민 주도의 거버넌스를 통해 형성·유지된다. 이 공동체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으며, 의도적인 설계와 구조적 지원으로 가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정근 강남대 시니어비즈니스학과 교수는 ‘노인주거의 혁신적 시도: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시니어 주거 공동체 모델 운영 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굿네이버스 미래재단이 실제로 중인 ‘더 네이버스 타운’의 구체적인 비전과 서비스 운영 전략을 발표했다.
더 네이버스 타운은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정책에 맞춘 노인주거 공간이다. 4대 전략은 사회적 역할 강화, 세대 간 연대 확산, 다양한 지역사회 자원과 협력을 통한 사회문제 공동 해결, 노년 초월 실현이다. 더 네이버스 타운은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웰니스 본부’를 중심으로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의료기관 연계와 운동·상담 등 비의료적 사회적 처방을 제공하며, 굿네이버스의 국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자원봉사와 여행을 결합한 ‘발런티어 홀리데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24시간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며, 주거공간 자체를 입주민이 기업, 대학,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고령 친화 제품·서비스를 개발·테스트하는 ‘살아있는 실험실’로 활용한다.
더 네이버스 타운은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58세대 규모로 건립 중이며, 내년 5월 개원 예정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의 도전 과제는 중산층 대상의 소규모 공동체 모델이 확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물리적 시설(하드웨어)뿐 아니라 프로그램(소프트웨어), 사람 간 관계(휴먼웨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며 “최종적으로는 특정 세대만을 위한 노인 친화를 넘어 모든 세대가 함께 공존하는 ‘연령 친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제발표 이후에는 양진옥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대표를 좌장으로 한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는 강은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 이지희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 이원형 삼성노블카운티 실장이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