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어스와 씽크 기반 통합 플랫폼 구축

대웅제약이 디지털헬스케어 기업과의 협력과 투자를 통해 신약 중심 비즈니스 모델에서 환자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통합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단일 제품 판매가 아닌 플랫폼 통합 전략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스마트 병상 모니터링 솔루션 ‘씽크(thynC)’를 중심으로 다양한 헬스케어 기기를 연동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혈당 측정기 ‘프리스타일 리브레’, 반지형 혈압계 ‘카트비피 프로’,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모비케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기는 각기 다른 스타트업이나 전문 기업이 개발했지만 대웅제약이 플랫폼의 중심이 돼 통합된 데이터 기반 솔루션으로 연결하고 있다.
씽크는 웨어러블 바이오센서, 게이트웨이, 대시보드, 모바일 앱 등을 통해 환자의 심전도·산소포화도·체온 등 생체신호를 실시간 수집·분석하는 시스템이다.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의료진에게 알림을 전송함으로써 병상 관리 효율을 높인다. 일반병동에서도 환자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어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고 안전성을 높인다는 평가다.
씽크는 국산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 중 처음으로 원격심박감시 보험수가(EX871)를 인정받은 제품이다. 웨어러블 센서와 AI 분석 기술을 결합해 병원 내 효율성과 진단 정확도를 높였다. 현재 전국 3000여 병상에 설치됐으며 향후 8500병상 추가 구축을 목표로 한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70만 병상 중 약 55만 병상을 커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씽크 활약 덕분에 대웅제약의 2분기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매출은 1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이는 전체 매출(3639억 원)의 약 3%를 차지한다.
이 같은 플랫폼 전략의 기반에는 지속적인 투자가 있다. 대웅제약은 2021년 씽크 개발사 씨어스테크놀로지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이후 스카이랩스, 메디컬에이아이 등 10여 곳의 디지털헬스 기업에 투자했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닌 기술 협력과 제품 연계를 염두에 둔 전략적 지분 참여 방식이다.
회사는 2020년 모비케어와 리브레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한 후 지난해 10월 전담 사업본부를 신설해 본격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의 발굴과 유통을 확대하고 영업조직을 강화하는 한편 연구개발(R&D)·영업·마케팅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업해 제약 본업과 디지털 헬스케어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의 행보를 단순한 신사업이 아닌 중장기 사업 재편 전략으로 본다. 제약사들이 겪는 성장 정체와 약가 규제 속에서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병상 모니터링, 원격진료, 건강관리 서비스로 이어지는 데이터 기반 치료 생태계를 선점하면 맞춤형 치료제나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한민국은 급속한 고령화로 만성질환 증가와 의료재정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인력 부족과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단순 기기 공급을 넘어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통합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해 진단 정확도 향상,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의료 접근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