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용 내리자 자산가치 올라 배당여력 커져

금리 인하 흐름이 본격화되며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에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 조달금리가 낮아지고 부동산 자산가치가 재평가되면서 배당 매력이 커진 영향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리츠 TOP10 지수’는 789.92로 연초(730.94) 대비 8.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람코더원리츠 주가가 51.8% 급등해 국내 리츠 가운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롯데리츠(23.9%), 디앤디플랫폼리츠(14.4%) 등 주요 종목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며 회복세를 주도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자금 수요가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2월과 5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린 데 이어,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인하 결정에 따라 한 차례 이상 추가 인하 여력도 충분한 상황이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 리츠는 대표적 수혜 자산이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조달비용이 줄고, 부동산 할인율 하락으로 보유 자산의 평가가치가 높아진다.
롯데리츠는 최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동일 등급 민평금리 대비 35bp 낮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됐다. 8월에 이어 이번 발행 금리도 3% 초반으로 형성됐다. 삼성FN리츠는 삼성생명 보유 잠실빌딩 매입을 위한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으로, 평균 조달금리를 더 낮출 예정이다. 삼성FN리츠의 차입 구조는 변동 금리로 지난해 9월 리파이낸싱으로 스프레드가 줄며 평균 금리는 180bp 내렸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변동금리 구조이거나 회사채 활용도가 높은 대형 리츠들은 금융비용 하락이 배당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업계 전반의 배당금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 외에도 리츠의 자본 구조 정비와 자산 재편이 맞물리며 ‘체질 개선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최근 서울 종로구 ‘수송스퀘어’ 편입을 검토 중이고, SK리츠는 판교 사옥 등 신규 자산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리츠는 기존 리테일 중심에서 물류·호텔 등 복합형 포트폴리오로 확장 중이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리츠 시장이 금리 싸이클뿐 아니라 자산 다변화, ESG 자산 편입 등 구조적 변화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기존 단일 자산형 리츠에서 벗어나 수익 안정성과 성장성을 병행하는 대형 리츠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낙관론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일부 리츠는 오피스 공실률 상승과 임대수익 둔화로 수익성이 약화됐다. 또 배당소득이 분리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투자자 입장에선 세후 수익률 부담이 여전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람코더원리츠 등 일부 종목은 금리 인하 효과를 선반영했지만, 중소형 리츠는 자산 운용 효율성이나 임차 리스크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