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ㆍ팔도ㆍ오뚜기ㆍ삼양 전면에
대상ㆍ풀무원ㆍ샘표ㆍ롯데웰푸드도
분식류로 해외 바이어 눈길잡기 '집중'
한국 전통 소스 및 김치도 집중 조명

세계시장 제패를 꿈꾸는 국내 식품사들이 4일부터 8일(현지시간)까지 세계 최대 B2B(기업 간 거래) 식품 박람회 ‘아누가(Anuga) 2025’에서 제대로 맞붙었다. 올해 아누가에 첫 참가한 농심과 오뚜기,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등은 라면과 떡볶이, 핫도그, 김밥 등 세계인들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K푸드를 경쟁적으로 앞세웠다
올해 아누가 2025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품목은 라면이다. 올들어 국내 라면 수출량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넷플릭스 '케이팝데몬헌터스(케데헌)'의 역대급 흥행으로 K라면이 전세계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으면서 각 식품사들이 주 종목으로 라면을 내세운 것이다.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1위인 농심은 여러 흥행제품 가운데서도 '신라면' 부스를 마련해 '선택과 집중'을 꾀했다. 부스에는 농심이 컬래버를 진행한 '케데헌' 속 주인공들이 곳곳에 배치돼 방문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농심은 아누가 현장에서 신라면 시식회를 진행하는 한편, 한국의 상징인 김치와 볶음면을 접목한 신제품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알리는데 힘을 실었다.
팔도는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팔도비빔면'과 '왕뚜껑'을 들고 아누가에 첫 선을 보였다. 부스 역시 팔도비빔면 패키징을 본딴 모습이었다. 현장에서는 왕뚜껑 모델인 페이커의 영상과 등신대도 볼 수 있었는데 의외로 3050 유럽 남성 바이어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팔도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 참여를 통해 차갑게 비벼먹는 '한국식 콜드 누들 트렌드'를 알리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삼양식품은 세계적으로 인기인 '불닭볶음면(불닭)'을 예외 없이 주력으로 내세웠다. 부스 전면에는 검정색의 오리지날 불닭과 핑크색의 까르보불닭을 다양한 패키징으로 전시했고 불닭 캐릭터인 '호치'는 현장에서 박람객들과 만나 인증샷 메이트가 됐다. 현장에서는 불닭볶음면의 후속제품인 '탱글'도 시식 가능했다.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오뚜기 역시 '진라면'을 전면에 등장시켰다. 오뚜기 부스에 전시된 진라면의 경우 노랑색 패키징 위주인 국내와 달리 빨강과 파랑으로 리뉴얼된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제품명(jin)도 영문으로 큼지막하게 배치했다. 오뚜기 측은 "젊은 세대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감각적인 색감으로 변화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아누가에서 국내 식품사들의 또 다른 키워드는 '스트리트푸드(분식)'다. 한국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핫도그와 김밥, 닭강정, 만두 등 간편식을 브랜드화해 선보인 것이다. 대상은 해외수출용 브랜드인 '오푸드'를 통해 핫도그(콘도그)와 김밥, 김치만두 등을 선보였고 풀무원도 김밥과 컵떡볶이, 닭강정을 전진 배치했다. 샘표식품과 롯데웰푸드에서도 분식 제품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효율 풀무원 이사회 의장은 “박람회 기간 독일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에데카(EDEKA)에서 K푸드존 매대를 시험 설치해 현지 소비자 반응을 보고 있다”며 “총 15종 가운데 떡볶이에 대한 반응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동협 대상 유럽법인 대표는 “핫도그의 경우 한국 특유의 바삭바삭한 식감 때문에 유럽 등에서 인기가 높다”면서 “한국형 프라이드치킨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고추장과 간장, 쌈장 등 한국 전통 소스와 김치, 김 등도 각 부스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세계 3대 발효 전문기업인 대상은 유럽 현지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김치를 쉽게 접하도록 김치 퓨전 레시피를 소개하는 쿠킹쇼를 진행했다. 동원 부스에서는 '김 부각'의 인기가 뜨거웠다. 이혁제 동원 해외사업부 상무는 "타사 대비 해외시장 진출이 다소 뒤쳐진 편이지만 기업 브랜드를 알리고 어떤 품목이 반응이 좋을 지 살펴보기 위해 박람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이색 부스 경쟁도 치열했다. 식품사들은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케데헌’과 BTS 진(오뚜기, 동원), 스트레이키즈(롯데웰푸드) 등 자사 모델과 IP를 총동원했다. 총 3가지 제품을 전시한 롯데칠성음료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감각적인 콘셉트로 부스를 구현해 눈길을 끌었다. 소주 부스에는 소주의 상징인 녹색병(처음처럼)과 투명병(새로)이 벽면을 가득 채웠고 새로 캐릭터 ‘새로구미’ 애니메이션을 무한송출해 새로 특유의 B급 세계관을 알렸다. 다른 각도에서는 우유의 부드러움을 반영한 ‘밀키스’와 건강음료임을 강조한 ‘알로에베라’도 장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