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조선업계가 슈퍼 사이클(초호황)에 진입하며 업계 전반에 활기가 돌고 있다. 하반기에도 훈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런데 조선업 관련 뉴스마다 나오는 용어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아래 키워드만 이해해도 흐름이 보인다.
말 그대로 “새로 짓는 배의 가격”을 말한다. 아파트 분양가처럼 시장 온도를 가장 빨리 보여준다. 철판(후판)·엔진·기자재 가격, 인건비, 도크(건조 슬롯) 여유, 환율, 환경규제 대응 비용(친환경 엔진·장비)까지 모두 반영된다. 기준값은 1988년 1월=100으로 놓고, 이후 가격 변화를 상대 지수로 보여준다. 따라서 지수가 180이면, 1988년 대비 평균 신조선가가 약 80% 오른 상태라는 뜻이다. 9월 마지막주 신조선가지수는 185.37 다. 신조선가가 오르면 조선사 마진이 좋아질 가능성이 크고, 선주들은 발주 시점을 조절한다. 반대로 신조선가가 떨어지면 발주가 늘어 호황의 불씨가 살아난다.
일정 규격의 컨테이너를 이용해 화물을 적재하는 선박을 말한다. 규격화된 상자 역할을 하는 컨테이너를 활용하면 다양한 형태의 화물을 안전하고 빠르게 운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선적·하역 속도가 빨라지고, 자동화 설비와의 연계 및 물류비 예측이 용이해지는 등의 장점이 있다. 오늘날 국제 무역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컨테이너선 크기는 TEU, 즉 선박에 최대 몇 개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표시한다. 1 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뜻한다.
Very Large Crude Carrier의 약자. 약 30만 DWT급의 초대형 유조선으로, 중동산 원유를 한 번에 대량 실어 나르는 바다 위 탱크로 이해하면 쉽다. 벌크선 중량 단위인 DWT(재화중량톤수·Dead Weight Tonnage)는 배가 최대로 실을 수 있는 무게를 의미한다. 선박이 클수록 운임 단가가 낮아져 원유 장거리 수송에 유리하다. VLCC는 조선소의 고난도 제작 역량과 선주의 자금력이 동시에 필요한 대표 ‘빅 사이즈’ 선종이라, 발주가 늘면 조선 경기 체력이 좋아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영하 약 –162°C로 액화한 천연가스를 옮기는 배. 내부에 특수 보냉시스템을 갖춰 LNG를 새지 않게 보관·운송한다. 최근에는 연료 자체도 친환경으로 바꾸는 추세라, 메탄올·암모니아 듀얼연료 준비나 에너지저장장치(ESS) 탑재 같은 옵션이 함께 논의된다. LNG선은 기술 장벽이 높고 단가도 비싸 고부가가치선의 상징이다. 한국 조선의 경쟁력이 특히 강한 영역이라 호황기엔 수주 소식이 잦다.
이미 계약해 공정에 올릴 ‘앞으로 지을 배 목록’. 쉽게 말해 조선소에 쌓인 일감이다. 잔고가 많고 도크 스케줄이 꽉 차면 조선사는 가격 협상력이 생기고, 신조선가도 받쳐주기 쉽다. 반대로 잔고가 줄면 공백을 메우려 가격을 낮춰 수주 경쟁이 치열해진다. 그래서 시장은 수주 자체보다, 수주 잔고가 몇 년치냐를 더욱 중요하게 본다.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2025년 1분기 기준 수주 잔고는 약 134조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4.7% 증가했다. 인도 기준 수주 잔고는 약 192조 원에 달한다. 향후 3~4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이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2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둔 수치로,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수주가 주효한 결과다.



